`1시 50분차구나`하는 생각이 들면
습관 같은 기차 소리에 왠지
마음이 편안해지고,
이 세상은 더 안전하고
더 편안해 보인다.
내일도, 그리고 내년도 그러리라
소망해본다.
저 기차는 평화로운 것.
차는 공연한 기적을 울리고
바퀴소리 요란하게 마을을
빠져나간다.
`기차는 그리운 옛 친구 같은 것`
이란 생각이 든다.
-S 사슨 作 <완행열차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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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사슨=siegfried sassoon(1886-1967)
영국의 시인, 소설가, 자서전 작가. 1886년 켄트 출생
1919년 전쟁 시집 출간. 1920년, 종전 직전 전사한
윌프레드 오웬의 시집 편집 출간. 1930년대, 전쟁 전후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자전적 소설 3부작 출간. 이후 다시
3권짜리 정식 자서전 출간. 전쟁 시집 외 다수 시집 출간.
1967년 별세.
■ 군복무 시절 한밤중에 멀리서 들려오는 완행열차 소리는 참 다정했다. 마음만은
언제나 그 열차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어머니가 계신 집으로 가고 있었다.
열차가 지나가는 소리는 늘 음악처럼 들렸고 나는 그 소리를 들으며 차가운 침상
에서 잠이 들었다.
바로 그 군시절 추억을 생각나게 하는 시다. 영국의 시인 S 사슨은 완행열차를 두고
"평화로운 것"이라고 정의한다. 매일 정해진 시간 마을을 지나가는 기차소리를
들으며 사슨은 오늘도 별 탈 없이 지나갔다는 안도감을 느낀다.
사슨은 군인이자 시인이었다. 전쟁터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그에게 평화로운 일상은
너무도 소중한 것이었으리라. 코스모스 핀 들판을 천천히 지나가는 완행열차가
보고 싶다.
[허연 문화부장(시인)]
mk.co.kr/2014.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