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하나
-변종환-
점멸하는 삶은 아름답다
나를 닮은 별 하나
탄생별이라 부를까
쓸쓸한 밤에 우화처럼
웃자란 생각으로
썼다가 지우고 또 다시 쓰는
순식간의 이야기
혼자서 지어두었던 저 별의 이름
그늘을 키우며 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눈빛
기억해 두어라 지나온 길 밝히던
그 빛을 주워 담기 위해
시간은 바람처럼 흘러갔다
하고 싶은 말 거두고
뜨거운 노래 묻으며
침묵으로 지새우던 날
천년의 흔적 찾아가는 소리
절절한 생각은 어디서 오는가
내 육신의 무늬 같은
남은 빛 하나
-변종환의 '별 하나'-
(계간 '부산시단' 2014 가을호)
------------------------------------------------------------
▶변종환=1950년 경북 청도 출생
동인지 <백지>로 작품활동 시작,
<문예연구> <자유문학> 신인상
시집 1967 <水平線 너머>, 1998 <思念의 江>,
2002 <우리 어촌계장 박씨> 산문집 <餘適>
한국문예연구문학회 공동회장
인위적인 불빛의 요란함으로 별을 예전처럼 쉽게 볼 수 없지만, 밤하늘에 반짝이는 저
수많은 별들, 얼마나 그 숫자가 많으면 성운(星雲)이라 하여 구름에 비유하고, 강물처럼
흐르는 은하(銀河)라 하였겠나. 별들도 생명체처럼 끊임없이 생성되고 소멸한다고 한다.
서양의 점성술도 변화무상한 별을 인간의 운명과 결부시켰으며, 동양 풍수학(風水學)에
서도 하늘에 새로이 별 하나 탄생될 때마다 그 반응으로 지상에는 혈(穴) 자리가 하나씩
이루어진다 한다.
밤하늘 어둠 속에서 명멸하는 '별'을 보며 시인은 '점멸하는 삶은 아름답다'고 했다. '어둠
속에서 빛나는 눈빛'(별)을 건져내 이제는 '바람처럼 흘러'가 버린 그 '절절한 생각'들과 '
하고 싶은 말' 그리고 '뜨거운 노래'들을 다시금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별처럼 찬란하게
빛나야 했던 시적 에스프리가 아닐까.
시인은 '별'은 아름다운 자연 그대로의 '점멸'만이 아니라 삶과 죽음이라고 하는 본연 속
에서 찾아야 하는 생명의 가치와 빛나는 그 유한성의 의미를 생각하며 '별 하나'에서 '육
신의 무늬 같은' '남은 빛 하나'를 구축하고자 한다.
오정환 시인
busan.com/2014-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