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베르티멘토
○박정대○
창가에 앉아 있는 반가사유상을 보면
발바닥을 간질이고 싶어진다.
생각을 너무 골똘히 하니 뒤통수에 뿔이 돋지
어두워지는 창가에 앉아
반가사유상 흉내를 내다 보면
발바닥이 근질근질해진다.
아 누가 내 발바닥을 좀 간질여다오
술 마시고픈 저녁이다.
갸륵하게 어두워져 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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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대=(1965~ )강원 정선 출생
고려대 국문과 졸업,1990년 <문학사상>신인상 등단
시집<단편들><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엔 아직도 음악 같은 눈이 내리지>.
김달진 문학상 수상, 소월시문학상 대상 수상(2005)
한가한 저녁. 디베르티멘토가 간절하고, 반가운 사유를 가능케 하는 반가사유상도 창가
에 앉아 있다. 뒤통수에 뿔을 달고, 당신을 짓누르는 무게를 덜어주기 위해, 이 저녁의
당신을 맥줏집으로 이끌기 위해, 골똘한 생각에 잠겨 있는 반가사유상.
발바닥을 간질이면 웃음이 터지겠지. 당신은 큭큭거리며 디베르티멘토를 외치고, 반가사
유상은 웃음을 참으며 옴마니반메훔을 외치는 저녁. 갸륵하게 어두워져 가는 창가에서
맥줏집의 간판을 내려다보는 당신.
<황병승·시인>
joins.com/2014.1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