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이하지 않습니까. 머리의 위치 또한,
목을 구부려 인사를 합니다.
목을 한껏 젖혀서 밤하늘을 올려다보았습니다.
당신에게 인사를 한 후
곧장 밤하늘이나 천장을 향했다면.
그것은 목의 한 가지 동선을 보여줄 뿐,
그리고 또 한 번 내 마음이 내 마음을 구슬려
목의 자취를 뒤쫓았다는 뜻입니다.
부끄러워서 황급히 옷을 입듯이.
당신과 눈을 맞추지 않으려면 목은
어느 방향을 피하여 또 한번 멈춰야 할까요,
밤하늘은 난해하지 않습니까.
목의 형태 또한,
나는 애매하지 않습니까. 당신에 대하여.
목에서 기침이 터져 나왔습니다.
문득, 세상에서 가장 긴 식도를 갖고 싶다고 쓴
어떤 미식가의 글이 떠올랐습니다 (…)
------------------------------------------------------------
▶김행숙=(1970~ )서울에서 출생.
고려대 국어교육과 및 同 대학원 국문과 졸업.
1999년《현대문학》에〈뿔〉외 4편을 발표하며 등단.
시집으로『사춘기』『이별의 능력』『타인의 의미』가 있음.
현재 강남대학 국문과 교수로 재직 中.
‘미래파’뿐 거의 모든 젊은 시 입문용으로 이만큼 친절하고 겸손하고 앙증맞고, 섹시
까지 한 작품이 없다. 하나가 기이하면, 하나를 기이하다고 보면 생의 당연이 순식간
기이의 도미노로 돌변한다. 나는 애매하지 않습니까가 의문인지 아닌지 애매할 정도
로. 난해가 난해의 명징을 이루었으므로, 현실과 맞아떨어지므로, 사실 그대로이므로,
즉 진실이므로 젊음이 고전이라고도 하겠다.
<김정환·시인>
joins.com/2014.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