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가 핀다
내 첫사랑이 그러했지
온밤내 누군가
내 몸 가득 바늘을 박아넣고
문신을 뜨는 듯
꽃문신을 뜨는 듯
아직은
눈바람 속
여린 실핏줄마다
핏멍울이 맺히던 것을
하염없는
열꽃만 피던 것을…
십수삼 년 곰삭은 그리움 앞세우고
첫사랑이듯
첫사랑이듯 오늘은
매화가 핀다
-시집 《버마재비 사랑》 (시와시학)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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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효근=(1962~)전북 남원생. 아호 詩山人
1991년 시와 시학」새를 기다리며 外 당선으로 등단.
시집『 당신이 슬플 때 나는 사랑한다』『버마재비 사랑』
『새에 대한 반성문』『누우떼가 강을 건너는 법』
『목련꽃 브라자』『어느 대나무의 고백』
1995년「편운문학상」신인상 수상.
1997년 시와시학「젊은 시인상」수상.
시인, 20여년간 교단생활, 현 남원운봉중 교사.
멀리 남녘에서 꽃소식이 들려오더니 어느덧 동네 매화도 꽃망울을 터뜨렸습니다.
문신처럼 새겨진 첫사랑의 추억이 코끝을 간질이네요. 그 첫사랑 같은 아픔을 딛고
매화는 꽃을 피웁니다. 뼛속 사무치는 추위가 짙은 매화향을 만들어 낸다는 것.
이 봄, 매화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 아닐까요.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2015-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