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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 집중하다
⊙박방희⊙
몸보다, 이파리보다, 꽃에 집중하는 나무 거멓게 말라 터진 몸뚱이는 내버려두고, 오로지 꽃 피우는 데만 몰입하는 벚나무
푸른 잎 생략하고 치장도 생략하고 꽃에만 전념하는 선택과 집중으로 수만 개, 망울을 맺고, 보듬어 키우다가
팡팡팡 펑펑펑 절정에서 터트린 저 함성, 저 폭발, 저 만개, 저 아수라, 마침내 두둥실 떠오른 눈부신 극락 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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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방희=(1946~)경북 성주 출생 1985년부터 무크지『일꾼의 땅』과 『민의』 『실천문학』등에 시를 발표하며 등단 시집『불빛 하나』『세상은 잘도 간다』가 있고, 동시집『참새의 한자 공부』,『쩌렁쩌렁 청개구리』, 『머릿속에 사는 생쥐』,『참 좋은 풍경』, 『날아오른 발자국』, 시조집『너무 큰 의자』 푸른문학상, 새벗문학상, 불교아동문학작가상, 방정환문학상, 우리나라 좋은 동시 문학상.
꽃들의 폭발! '거멓게 말라 터진 몸뚱이'에서 벚나무는 올봄도 새 꽃을 피워 올린다. '오로지 꽃 피우는 데만 몰입'한 덕이다. 그렇게 '푸른 잎'도 '치장도 생략'한 결과라니 과연 몰입(沒入)의 꽃다운 경지가 아닌가. 잎보다 먼저 피는 봄꽃들 중에도 유독 눈부 신 벚꽃. 키가 큰 만큼 꽃들의 함성도 높아 가히 즐길 만한 꽃폭죽이다.
'팡팡팡 펑펑펑' 터지는 꽃들의 '아수라'! 그 끝마다 '눈부신 극락 한 채'가 두둥실 떠오 르고 있다. 아수라가 시끄러운 만개(滿開)까지의 비유라면 극락은 가장 눈부신 절정(絶 頂)의 한때겠다. 하지만 한껏 공들인 개화(開花)도 한순간에 하르르 지워 순간의 미학 을 빚는 게 또 벚꽃의 길이다. 그런 헌화(獻花)가 어찌 벚꽃뿐이랴. 모든 개화 앞에 봄을 다시 받들밖에.
정수자 시조시인 [가슴으로 읽는 시조] Chosun.com/15.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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