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도나무야, 나에게 신에 대해 이야기해다오.
그러자 편도나무가 꽃을 활짝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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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스 카잔차키스=(1883~1957)
20세기 그리스문학을 대표하는 문호다『. 그리스인 조르바』는
서구 문명과 문학의 요람인 그리스에서 문학이 부활했다는 것을
전 세계에 알렸다. 카잔차키스는 크레타섬 최대 항구인 헤라클리온
에서 태어나고 묻혔다. 1957년 한 표 차이로 노벨 문학상은 알베르
카뮈에게 돌아갔다. 그의 대표작은 호메로스의『오디세이아』의 속편
이라고 할 수 있는 3만3333행으로 된『 오디세이아』(1938)다.
스물 하고도 다섯 살 때 출판사 편집부 말단으로 들어갔더니, 첫 일감이 낯선 그리스 작가
의 자서전 교정이었다. 이 낯선 작가의 삶은 피의 여로(旅路)이고, 영혼은 사상과 이념의
격전지였다. 단박 이 낯선 작가에게 홀려 전집을 내자고 출판사 사장을 꼬드겼다. 그가 태
어난 저 멀고 먼 크레타 섬에 꼭 가보리라고 했지만 정작 갈 수 있으리라고
는 생각지 못했다.
꿈은 기어코 이루어지는 것인가. 마침내 재작년 여름, 크레타 섬에 갔다! 카잔차키스의 소
박한 돌무덤 앞에 서 있는 묘비를 손으로 쓸어보았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나는 자유다.” 살아 있을 때 작가가 직접 쓴 묘비명이다.
<장석주·시인>
joins.com/2015.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