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떡볶이집에 가지 않는다.
김부선이 없기 때문이다.
난 떡볶이집에 산다.
김부선이 있기 때문이다.
열일곱 살 나는 서른두 살 떡볶이집 주인
김부선과 살고 있다. 그들은
거기서 살기로 마음먹었다.
거긴 파파야 같은 등불이 매운 곳이고 여긴
바람이 매운 곳. 바람 속에선
아무리 킁킁대도 살 냄새가 나지 않는다.
난방기기가 고장 난 몸이 폐경기의
집에 있는 까닭이다.
그래도 다행이다.
아궁이의 아가리엔 아직 작은 불씨가 있고
할로윈데이가 멀지 않았다. 더군다나
오십다섯의 김부선이 서른둘의 김부선과
열일곱의 나를 죽이러 그녀의 애마
로시난테를 타고 떠났다.
호박등불 얼굴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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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풍호= 충북 괴산 출생.
1997년 문학사상 신인상 시 당선 등단
시집 <사랑을 자꾸 생화라 부르고 싶어진다>
현재 학생들에게 논술을 가르치고 있다.
김영일 1979년 부산에서 태어났고
[그림을 쓰는 사람들] 회장.
〈시작 노트〉
홀로 늙어가는 것이 서늘하다가도, 세상을 끌어당겨 조금 들여다보게 하는, 그 쓸쓸함의
간격을 징검다리 삼아 건너는 것이지요.
kookje.co.kr/2015-06-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