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음의 영혼
◆이기철◆
울음이 작별을 만든 것은 아니지만 작별은 모든 울음을 다 이해한다
울음 곁에서 울음의 영혼을 만지면서 나는 최초의 금강(金剛)을 배웠다
울음의 방식은 고독이다 고독은 너무 많이 만져서 너덜너덜해졌다
눈물은 울음이 남겨놓은 흑요석 눈물은 고독보다 훨씬 더 깊은 데서 길어올린 샘물이다
울음 하나에 담긴 백 가지의 마음 모든 미소는 울음의 누이뻘이다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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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철=(1943~ ) 경남 거창에서 출생. 1972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선집 『청산행』과 시집으로 『열하를 향하여』외 다수와 그밖의 저서로는 『손수건에 싼 편지』, 『시학』, 『작가연구의 실천』 등 1993년 시집 『지상에서 부르고 싶은 노래』로 '김수영문학상' 과 1998년 시집 『유리의 나날』로 '시와 문학상' 수상. 1976년 <자유시> 동인
지금 어디선가 누군가 울고 있다면 우리 대부분은 그 울음에 윤리적 책임이 있다. 꽃이 태양
의 고결한 덕에 힘입어 피어나는 것과는 반대로 누군가 울 때 그것은 우리 부덕의 소치다.
누군가 흐느껴 울 때 곁에서 울음이 그칠 때까지 기다려 주어야 한다.
시인은 울음의 영혼을 만지며 “최초의 금강(金剛)”을 배우고, 눈물이 울음의 “흑요석”이라
고 쓴다. 울음을 해부하고 성분을 분석해 본 사람만이 눈물이 금강이나 흑요석이라는 걸 안
다. 고독은 너덜너덜해지지만 눈물은 그렇게 단단한 것이구나!
<장석주·시인> joins.com/2015.07.25
http://blog.daum.net/kdm2141/5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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