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umn Wind - Bandari
숟가락
◈함민복◈
숟가락아 넌 뭘 먹고 사니?
먹여 줌을 먹고 산다고
꼭 어미들 같구나
그래 그래
불 물 나무 쇠 흙 해 달 공기
다 어미지
다 숟가락이지
목숨이 타고 가는 배 한 척이지
시집 《당신 생각을 켜놓은 채
잠이 들었습니다》(시인생각)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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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민복=(1962~ )충북 중원에서 출생.
1989년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
1988년 《세계의 문학》에 시〈성선설〉발표하며 등단
시집으로 『우울씨의 일일』『자본주의의 약속』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말랑말랑한 힘』이 있고,
산문집은 『눈물은 왜 짠가』(이레)등이 있음.
멀리 고향에 계신 어머니. 자식 걱정에 잠 못 이루시고, 오늘은 아침 밥 한술 뜨셨을까요.
그저 먹여 줌을 먹고 살아가는 것. 이 세상의 어미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그럴 테지요. 아무
욕심도 없이 우리를 배부르게 먹이고 살아가게 해준 어미는 물 불 나무 쇠 흙 해 달 공기에
도 있군요. 그것들이 오늘도 우릴 먹이고 목숨을 살리니 고마운 어미, 고마운 숟가락입니다.
김민율 <시인(2015 한경 청년신춘문예 당선자)>
hankyung.com/2016-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