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초 - 사랑하는 그대에게
`그리움`이란 게임
◈김승일◈
당신의 책갈피 속에 끼어 털어도 나오지 못하는 나
이긴 것을 모르는 당신의 안부가 궁금해진다
뚝 끊어진 신호음처럼 무표정하게 수화기 반대편에 앉아있을 당신
개미귀신 같은 저녁 불빛, 불빛 속으로 빨려 들어간 날벌레들이 가로등 유리구 안쪽에 수북하다
-김승일 作 <여기 오래 서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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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일=2009년 《현대문학》 신인추천으로 데뷔. 시집으로 『에듀케이션』이 있다. ■ 젊은 시인의 참신한 작품이다. 만나던 누군가와 헤어진 모양이다. 나는 도무지 잊을 수가 없는데 상대는 내가 안중에도 없다. 나는 책갈피에 끼인 채 털어도 빠져나오지 못할 만큼 미련 속을 헤매고 있는데, 상대는 도무 지 무신경하다. 자기가 이 '그리움의 게임'에서 이겼다는 사실조차 모를 만큼…. 읽을 수록 감칠맛이 도는 시다. 큰 이야기를 늘어놓아도 작게 다가오는 시가 있고, 작은 이야 기를 해도 묵직한 잔상을 남기는 시가 있다. 이 시는 후자다. 시는 물론 시의 제목도 너무 길어서 전부 지면에 반영하지 못했다. 제목만 3 0자다. 가로등에 날아들어 죽어간 날벌레만큼 남겨진 사연이 많았던 모양이다. [허연 문화부장(시인)][시가 있는 월요일] mk.co.kr/2016.05.29
http://blog.daum.net/kdm2141/5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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