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ars In The Rain - Amir
두 개의 우산
◈고이케 마사요◈
큰 우산과 작은 우산 두 개가
주인을 기다리며
나란히 물방울을 떨어뜨리고 있다
작은 우산을 가진 아이가
커서
큰 우산은 가지겠지만
작은 우산이
커서
큰 우산이 되지는 않는다
나중에는 사람에게서 방치되어 가는
물건의 슬픔
이윽고 물건에서 벗어나는
사람의 슬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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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케 마사요(小池昌代) =(1959∼ )도쿄도 후카가와에서 출생
1986년 <시와 메르헨>등에 시를 발표했으며, 1988년 첫 시집
「물의 마을에서 걷기 시작하여」를 간행하고 「청과물 축제」「영원히
오지 않는 버스」「가장 관능적인 밤」「동트기 전10분」「비를 몰고
다니는 남자, 산속의 남자, 콩을 가는 남자」등을 간행했다. 2002년 미술인
모임인 '이치노카이'에 참가, 도쿄 긴자의 모오리 화랑에서 미술 전시회를
개최했으며, 최근엔「깃발」등의 단편소설을 발표하고 있다.일본
'다카미준(高見順)상과 일본 '현대시 하나츠바키(花椿)상을 수상
인간과 사물은 각기 다른 길을 가지만 인간은 사물에 의미를 각인한다. 기억의 어떤 순간
마다 어떤 사물이 있다. 때로 사물보다 사람이 먼저 세상을 뜬다. 사람이 가고 남은 사물
에서, 남은 사람들이 간 사람을 추억한다.
“물건에서 벗어나는/ 사람의 슬픔”이 그 물건에 기록돼 있다. 그리하여 사물이 성장하는 것
은 기억의 축적에 의해서다. 사람들이 사물에 기억을 기록하기를 멈출 때 “방치되어 가는/
물건의 슬픔”이 생긴다.
<오민석·시인·단국대 영문학과 교수>
joins.com/2016.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