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무거운 말
◈성윤석◈
문제는 무게다.
어떤 이에겐 구름도 무겁다.
명자나무 꽃 위 부전나비는
하늘을 들어 올린 채 날고 있다.
혼잣말을 하며 가는 사람 뒤를 걸으며,
나도 혼잣말을 한다.
혼잣말이 나는 가장 무겁다.
내가 나에게 말하고
짓눌린 채
한 번 대답도 못 했지.
- 성윤석作 <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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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윤석=1966년 경남 창녕 출생
경남대학교 국문과를 졸업
1990년 ≪한국문학≫ 시부문 신인상에
<아프리카, 아프리카>외 2편이 당선되어 등단
시집 <극장이 너무 많은 우리 동네><공중 묘지>
■ 중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존재는 없다. 아무리 가벼운 것들도 예외 없이 중력의 영향을 받
는다. 꽃 위를 사뿐사뿐 날아다니는 나비 역시 중력의 영향을 받는다. 나비는 자신을 잡아
당기는 중력에 맞서 하늘을 든 채 날고 있는 것이다. 시인은 우리가 내뱉는 말도 중력의 영
향을 받는다고 믿는다.
말 중에서도 중력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말은 내가 나에게 던지는 '혼잣말'이다. 그렇다.
혼잣말은 정말 무거운 말이다. 늘 나에게 말을 던지고는 그 무게에 짓눌려 제대로 대답 한
번 못했으니 말이다.
[허연 문화부장(시인)] [시가 있는 월요일]
mk.co.kr/2016.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