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바꼭질
◈바스코 포파◈
누군가 다른 사람을 피해 숨는다
그의 혀 밑에 숨는다
다른 이가 그를 땅 밑에서 찾는다
그는 그의 이마 위에 숨는다
다른 이가 그를 하늘에서 찾는다
그는 자신의 망각 속으로 숨는다
다른 이가 그를 풀밭 속에서 찾는다
그를 찾는 것이 보인다
그가 보이지 않는 곳은 없다
그는 제 자신을 잃고 있는 것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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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코 포파=(1922~91)유고슬라비아를 대표하는 시인
그는 세르비아어로 시를 쓰는 사람이다. 신화와 전통을
바탕으로 한 시를 썼습니다. ‘작은 상자의 적들’‘작은 상자의
피해자들’‘작은 상자에 관한 마지막 소식’ 등 여러 편의 연작
이 있습니다.
바스코 포파는 세르비아(옛 유고슬라비아 연방)를 대표하는 현대시인 중 한 명이다. 초현실
주의의 영향을 받은 그의 시는 난해하면서도 깊다. 이 시는 모든 곳에 노출된 한 개체를 보
여준다.
문제는 그가 늘 숨어 있는 곳이 아니라 인접해 있는 엉뚱한 공간에서 발견된다는 데 있다.
주체는 이렇게 타자의 시선에 의해 변형되고 굴절된다. 그러니 원래의 그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노출되어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는 여전히 숨어 있다.
<오민석·시인·단국대 영문학과 교수>
joins.com/2016.10.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