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점點
◈김진돈◈
동백은 빈틈없이 꽃잎 포개고
드디어 온점點이 된다
바닥에 점點을 찍어
그대로 통꽃이다
절벽이 동백을 받아준다
어느 날 절벽 끝에 선 한 사내처럼
고요한 점이 절벽보다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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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돈=(1960~ )
2001년 월간『수필문학』에서 수필가로 등단
2011년 계간 『시와 세계』에서 시인으로 문단에 등단
시집으로 「그 섬을 만나다」 外 다수의 저서가 있다.
송파수필작가회장을 역임한데 이어 현재 송파문인협회장과
이상시문학상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무수한 사건의 점(點)들이 모이고 모여 빈틈없이 채워졌을 때, 꽃의 생애도 완성된다. 생의
정점에 있는 것들은 너무 찬란하여 슬프다. 완결은 곧 종말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온점”(마
침표)에서 추락하는 “통꽃”이 절벽보다 깊은 이유는, 그것이 이제 곧 적멸(寂滅)의 세계로
들기 때문이다.
<오민석·시인·단국대 영문학과 교수>
joins.com/2016.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