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의 식사
◈김영재◈
지하도 계단에서
손 내밀던 그 노파
내가 가던 횟집에서
고등어조림 드신다
지상의 한 끼 식사는
성스러운 예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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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재=(1948~ ) 전남 승주 출신
1974년 ≪현대시학≫을 통해 시조 '낙관'으로 등단
중앙시조대상, 이호우시조문학상, 가람시조문학상,
한국작가상 월간문학 동리상을 수상
시집 '오지에서 온 손님' '화엄동백' 등이 있다.
자기 안의 ‘선성(善性)’을 끄집어낼 때, 우리는 속(俗)에서 성(聖)으로 넘어간다. 타자에
대한 환대가 우리를 ‘밑바닥’에서 ‘저 높은 곳’으로 끌어올린다. 그것은 오직 ‘사랑’인
신성(神性)을 닮아가는 일이기 때문이다.
굶주린 자에게 건넨 동전 한 닢이 그를 식탁에 앉게 하고, 그를 식탁에 앉게 하는 힘이
‘나’의 배후다. 지상에서 벌어지는 이 모든 환대의 잔치, 그것이 “성스러운 예배”다.
<오민석·시인·단국대 영문학과 교수>
joins.com/2016.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