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16일 304명의 희생자를 낸 세월호 침몰사고 현장이나 추모장소엔
건강상의 이유로 직접 가진 못했으나 우연히 연결된 몇몇 유족들과 소식을
주고받고 있으며 기도의 추모시로 제 마음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이던 이탈리아의 어느 노사제가 자신의
산소마스크를 젊은이에게 양보하고 죽었다는 기사가 뜨고, 많은 의료진과
봉사자들이 식음을 전폐하고 밤낮으로 환자를 살리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감동을 줍니다. 예기치 않은 시련 속에 피어나는 한마음의 협력과 희생
적인 사랑은 얼마나 소중한 선물인지요.
우리가 운영하는 유치원의 어느 어린이가 “정말 정말 가고 싶은데”라고 엄마
에게 조르는 모습을 보는데 마음이 짠하더라는 원장수녀의 말에서도 그러하고,
“안에 들어갈 수 없어 물건만 두고 가요. 언제나 뵐 수 있을지?”라고 우리수녀원
경비실에 메모를 남긴 친지의 안타까운 고백에서도 그간 당연히 누려왔던
평범한 일상을 간절히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이해인 수녀의 詩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