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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로 걸어본 게 언제더라. 생각이 나지 않는다. 맨발은 무장해제를 하고 세상을 만나는 일이다. 시인은 맨발로 세상을 걷는 일을 애인을 만나는 일과 동일시한다. 땅속에는 빛나는 많은 것들이 숨겨져 있다. 하지만 땅 위의 일들은 허무하다. 지문이 없거나 속이 빈 채 날아다니는 것들이 땅 위를 차지하고 있다. 시인은 맨발의 감촉으로 땅을 느낀다.
자유롭다. 땅속에는 가장 완벽한 애인이 죽어 있다. 그리고 그 애인은 이제 깨어난다. 봄이 왔으므로. 맨발로 걸어본 사람만이 땅속에 애인이 있음을 안다.
[허연 문화선임기자(시인)매일경제] [시가 있는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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