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관 질환(5)-충수염**

2011. 11. 1. 22:41″``°☆건강과음식/◈의학정보방

 

 

 

 

◈위장관 질환(5)-충수염◈

 

한번 잘못 길들여진 습관을 고치기란 보통 힘든것이 아닙니다.
특히 언어습관은 더욱더 그렇습니다.
사실 일반인들에게 잘못 길들여진 수 많은 의학용어들이 거슬린다고 해서,
그것을 바로 잡아주려고 했다가는
자칫 쓸데없는 오해만 사기 십상입니다.
그래서 대충 그 의미만 통하면 그대로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래도 정말 꼭 고쳤으면 하는 용어들이 몇가지 있습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것이
'맹장염'입니다.
정확한 용어는
'충수염(appendicitis)' 혹은
'충수돌기염'이며,
'충수(appendix, 충수돌기)'라는 부분에 염증이 발생한 질환을 말합니다.
아래 그림을 보면
맹장(cecum)과 충수가 전혀 다른 부분이라는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대장의 부분별 명칭
맹장(盲腸)은 한자의 의미 그대로 '끝이 막혀있는 장'입니다.
소장의 회장(ileum)이 끝나고 대장(결장, colon)이 시작되는 부위에
커다란 주머니 모양으로 연결되어있는 부위를 맹장이라고 합니다.
초식동물의 맹장은 매우 길고 크게 발달되어있지만,
인간의 맹장은 길이 6~7cm에 내경 7~9cm 정도입니다.
이 맹장에 붙어있는 작은 꼬리같은 부분을
마치 벌레를 닮았다고 하여 충수(蟲垂, verniform appendix)라고 부르며,
여기에 염증이 생겼을때를
충수염
이라고 합니다.
때문에
'충수염''맹장염'
이라고 하는것은 잘못된것입니다.

'충수'의 '수(垂)'가 돌기를 의미하는것이므로
'충수돌기(蟲垂突起)'라고 하는것은 불필요한 사족이 달린 잘못된 언어습관입니다.
 '역전(驛前)앞'과 같은 경우이지요...
이 글에서도 본 저자의 잘못된 언어습관으로 '충수돌기'라고 했었고
'충수돌기'란 말이 전혀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러한 부분을 지적해준 분이 계셔서
수정이 번거롭거나 불가능한 이미지의 내용을 제외하고
본문중의 '충수돌기'로 기록된 부분은 '충수'로 바로 잡았습니다.


충수는 인간이나 유인원에게만 존재합니다.
물론 토끼 등의 초식동물에게도 맹장의 끝부분이 가늘게 되어 있어서
그것을 충수라고 부르기도 합니다만,
인간에게 있는것처럼 확연히 구분되지는 않습니다.
충수의 길이는 보통 6~10cm이며 직경은 0.5~1cm로
끝이 막힌 작은 관과 같은 장기입니다.
내부는 대장과 같은 양상의 상피층(epithelium)으로 덮혀있는데,
200개 이상되는 림프소절(lymph follicle)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림프소절이
충수염
을 일으키는데 주로 관여하는 인자로
그 수는 10대에서 20대 사이에 최대치로 증가하게 됩니다.
 
충수의 해부학적 위치

소장이 장간막(mesentery)에 의해 지탱이 되고 있듯이
충수도 충수간막(mesoappendix)에 의해 지탱이 되고 있습니다.
충수간막의 내부에는 혈관과 신경들이 지나가고 있기 때문에
수술을 할 때 가장 주의깊게 분리해내야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충수절제술을 시행하는 전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고 힘든것은
뭐니뭐니해도 역시 충수를 찾는 일입니다.
이상한 이야기로 들릴지 모르겠습니다만,
충수의 위치가 위의 그림처럼 얌전히 한 방향으로만 있는것이 아닙니다.
사람마다 그 위치가 천차만별이며,
심지어는 맹장의 뒤로 기어들어가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충수의 다양한 위치
더군다나 최근 들어서는 미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급적 흉터가 적게 남도록 하기 위해 수술창을 적게 만들기때문에
더욱더 충수를 찾기 힘들게 되었습니다... ㅠㅠ

지금은 충수염이라는 질환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지만
과거 19세기초만 하더라도 충수에 대한 인식조차 없었습니다.
그래서 심지어는 충수염
맹장주위염(perityphlitis)이라는 명칭으로 부르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19세기 중반에 들어서야
충수에 염증이 있는 부검(autopsy) 소견들이 발표되면서
충수염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었고,
1886년 미국 보스톤(Boston)의 피츠(R.Fitz)에 의해
충수염(appendicitis)이란 용어가 처음 사용되면서
이 질환에 대한 정립이 이루어졌습니다.
당시에 발달하기 시작하던 마취술과 무균조작에 대한 인식의 확산으로
많은 외과의사들이 충수염에 대한 외과적 처치를 시도했는데,
당시에는 그저 유출관(drain)을 이용하여
복강내의 염증성 체액(inflammatory fluid)이나 농양(고름, pus)를
체외로 배출시키는 정도의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다가 1889년, 미국 뉴욕(New York)의 외과의사 맥버니(C,McBurney)가
충수염이 있을 때 특징적으로
우하복부에 압통(tenderness)이 있는 부위를 인지하여 발표함으로
충수염에 대한 조기진단이 가능해졌고,
근치적인 수술법이 개발되기 시작했습니다.
 
찰스 맥버니(Charles McBurney)
마침내 1894년에 들어서,
미국의 맥버니와 맥아더(McArthur)는
우하복부의 근육을 박리하여 충수를 절제하는 수술법을 발표하였고,
이 수술법은 약간의 변형을 거치기는 했지만,
지금도 충수절제술의 보편적인 방법으로 시술되고 있습니다.
현재는 충수절제술을 시행하고 특별히 합병증이 심한 경우가 아니라면
거의 대부분 1주일 이내에 퇴원이 가능하지만,
당시 맥버니의 환자들은
적어도 4주동안은 침상안정(bed rest)을 해야 했다고 합니다.

충수염은 사망률(mortality)이 지금은 채 1%도 안될 정도로
부담없는(?) 질환이지만,
(수술하는 외과의사들에게는 그래서 더 부담이 많이 된답니다... ㅠㅠ)
과거 피츠에 의해 처음으로 충수염에 대한 개념이 정립될 당시만 해도
사망률이 무려 40% 이상이었습니다.
이후 충수염에 대한 다양한 수술과 처치 등이 개발되면서
사망률은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고,
페니실린(penicillin)이 만들어지고
항생제의 개발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1940년대에 이르러서는
2%대의 사망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충수염은 충수의 내강(lumen)이 막혀서 발생합니다.
충수 내강이 막히는 원인으로는
충수 자체에 있는 림프소절이나 인접한 림프절(lymph node) 등의
림프 과형성(lymphoid hyperplasia)으로 막히는 경우가 있고,
대변이 돌처럼 딱딱해진 분석(fecalith)에 의해 막히기도 하며,
입으로 섭취된 이물질(머리카락, 사과씨 등)에 의해 막힐 수도 있습니다.
충수는 끝이 막힌 길고 가는 관과 같은 구조물이기 때문에
어느 한 부위가 막히면 그 이하 부위는 완전히 폐쇄된 공간이 되어버립니다.
이후 그 안에 있던 세균이 과증식(overgrowth) 되고
점막층에서 계속해서 분비되는 분비물은 빠져나갈 길이 없어서
점점 그 양이 증가하게 되어 폐쇄된 부위가 팽창하게 됩니다.
 
급성충수염 상태의 충수
부종이 심하여 직경이 정상보다 2~3배 커져있다.

이러한 팽창이 더 진행되면 그 압력으로
충수로 향하는 정맥혈관과 림프관이 막히면서
충수의 부종(edema)이 심해지고 허혈(ischemia) 상태로 빠져듭니다.
(급성 국소성 충수염, acute focal appendicitis)
급기야는 충수 내강의 점막층은
세균에 대한 정상적인 방어기전을 수행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고
과증식된 세균이 침범하면서
마침내 괴사(gangrene)가 진행됩니다.
(괴사성 충수염, gangrenous appendicitis)
이 상태가 더 지속되면 괴사된 충수 일부가 구멍이 뚫리는 천공(perforation)이 발생하여,
(천공성 충수염, perforated appendicitis)
내부에 있던 세균과 염증물질 등이 복강내로 퍼지면서
복막에 염증을 일으키는 범발성 복막염(panpertonitis)을 일으키거나,
충수 주위에만 염증이 국한되어 농양(abscess)을 형성하는
충수주위 농양(periappendiceal abscess)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천공성 충수염범발성 복막염으로 진행되는 경우는 사실 그리 많지 않으며
대부분 충수주위 농양으로 진행되는데,
이는 우리 몸안에 있는 방어시스템인
대망(greater omentum)이라는 그물같은 조직의 역할이 큽니다.
 
대망의 모양
위 그림에서와 같이 노란색의 그물모양의 복강내 구조물을
망(網, omentum)이라고 합니다.
이 '망'은 소망(網, lesser omentum)과 대망(網, greater omentum)으로 나눌 수 있는데,
'소망'은 위(stomach)의 윗부분인 소만(lesser curvature) 부위에 붙어서
십이지장(duodenum)까지 연결되는 그물같은 조직이고,
'대망'은 위의 아랫부분인 대만(greater curvature) 부위와 횡행결장에 붙어 있으면서
마치 앞치마처럼 늘어뜨려져서 복강내의 장기를 감싸고 있는 그물같은 조직입니다.
즉 배를 열면 창자가 먼저 보이는것이 아니라
창자를 감싸고 있는 대망이 먼저 나타나는 것입니다.
만약 복강내에 염증반응이 일어나면
이 대망은 염증반응이 있는곳으로 접근하여
그 주변을 둘러싼 후 단단히 유착(adhesion)이 되어
염증이 더이상 복강내 다른곳으로 퍼지지 않게 하며,
만약 천공이 발생한 부분이 있으면 천공부위에 달라붙어서 구멍을 메꾸어
더 이상 장내의 내용물이 복강내로 빠져나오지 않도록 막아줍니다. 
말하자면 복강내의 policeman인 셈입니다.
이러한 대망의 역할이 있기에
먼 옛날(사실 그리 멀지도 않은 옛날) 사람들의 경우
수술을 받지 않고도 여러가지 복강내의 천공성 질환이 회복될 수 있었던것입니다.
(즉, 배에 칼 맞으면 창자에 구멍이 났을텐데도 나중에 멀쩡하게 회복됩니다... ^^;)
 
무협활극이 가능하게 해주었던 대망의 실제 모습

본론으로 돌아가서,
충수염은 주로 급성으로 진행되는것이 일반적이지만
최근에는 항생제 및 소염제가 발달하면서
만성 혹은 재발성 충수염도 자주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급성충수염(acute appendicitis)이 일반적인 질환이므로
그에 준하여 설명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충수염
의 진단은 주로
병력청취(history taking)와 이학적검사(physical examination)에 의존합니다.
다른 검사는 충수염의 진단을 위한 보조적인 수단에 불과하므로
검사의 결과가 진단에 절대적인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충수염의 증상 역시 환자마다 개인차가 워낙 심하기 때문에
결국 외과의사의 이학적검사가 충수염의 진단에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의미이며,
특히 급성충수염의 경우에는 더욱더 그러합니다.
천차만별인 증상이지만 일반적으로 급성충수염의 발병 초기에는
식욕이 떨어지고(anorexia) 속이 메스꺼운(nausea) 증상이 나타나며
간혹 토하기도(vomiting) 합니다.
충수에 염증이 발생했기 때문에 그 부위가 아픈것은 당연하겠지만
신기하게도 급성충수염의 초기에는
충수가 위치해있는 오른쪽 아랫배에 통증이 있는것이 아니라
엉뚱하게도 오목가슴부위에 통증(epigastri pain)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문에 급성충수염위염(gastritis)이나 위장관염(gastroenteritis)으로 오진하여
적절한 수술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이따금씩 발생하기도 합니다.
오목가슴부위에 통증은
시간이 지나면서 배꼽주위로 옮겨가고(periumbilical pain),
나중에는 배 전체가 아프기도 했다가(generalized abdominal pain)
괴사성 충수염으로 진행되었을 즈음에는
오르쪽 아랫배(우하복부)에 통증이 국한됩니다.
(RLQ(right lower quadrant) abdominal localization)
충수염을 진단할 때 이학적검사중 가장 중요한것이
충수가 위치한 부분의 압통입니다.
특별한 외부의 자극이 없이도 환자가 스스로 느끼는 아픔을
통증 혹은 동통(pain)이라고 하며
진찰자가 특정부위를 눌렀을 때 환자가 느끼는 아픔을
압통(tenderness)이라고 합니다.
충수염이 있을 때에 우하복부의 특정한  부위에서 압통을 인지할 수 있는데,
그 부위를 맥버니 포인트(McBurney point)라고 하며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맥버니 포인트
맥버니 포인트의 정확한 위치는
배꼽과 골반의 전상장골극(anterior superior iliac spine)을 연결한 가상의 선에서
바깥쪽 1/3 지점입니다.
전상장골극은 골반을 이루는 장골(iliac bone)의 한 부분으로,
누웠을 때 옆구리 앞쪽에서 만져집니다.
충수염의 초기에 위장관염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때에도
맥버니 포인트에 압통을 인지할 수 있으며,
충수절제술을 시행할 때에 절개(incision)를 가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간혹 열이 나기도 합니다만 흔한 증상은 아니고
주로 천공성 충수염으로 인한 복막염이나 충수주위 농양이 발생했을 때
39~40℃ 의 고열이 납니다.

혈액검사중 CBC(complete blood count) 검사에서
백혈구수가 증가하는 소견을 보이는데,
보통 12,000~18,000/mm2(정상, 10,000/mm2 이하)가량 증가합니다.
최근에는 복부초음파검사를 시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물론 부종이 발생한 충수를 확인하여 충수염의 진단에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만,
 다른 질환의 여부를 확인하여(특히 여성에게) 충수염과 감별하는데에
더 큰 목적이 있습니다.
진단이 애매하거나 하는 경우에는 드물게
바륨 대장조영술(barium enema)이나 CT 촬영을 시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충수염은 주로 10대 후반에서 20대의 연령에서 호발하는데,
앞서 설명했던것처럼 그 연령대는
충수내의 림프소절의 양이 최대치로 증가하는 시기이므로
그만큼 림프 과형성이 발생할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아주 어린 나이나 너무 나이가 많은 연령에서는
충수염의 발병이 드물기 때문에
특히 다른 질환과 감별진단이 꼭 필요합니다.
특히, 학령기 이전의 어린아이들에게서는
장중첩증(intussusception)이나 급성위장관염(AGE, acute gastroenteritis) 등과
감별진단이 필요하며,
성인이나 노년의 연령에게서는
위장관계나 비뇨생식기계의 암(cancer) 질환을 꼭 먼저 확인해 봐야합니다.
가임기의 여성들에게서는
난소(ovary)나 나팔관(ampullary tube) 등 여성 생식기계의 위치가
우측은 충수의 위치와 비슷하기 때문에,
골반내감염(PID, pelvic inflammatory disease),
자궁외 임신(ectopic pregnancy), 난소낭종(ovarian cyst)
여성생식기계와 관련된 질환과 꼭 감별이 필요합니다.
기타, 각종 위장관 질환 및 비뇨생식기계 질환이
충수염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으며,
심지어는 단순 변비(constipation)도 비슷한 증상을 보일 수 있으므로
충수염의 진단을 위해서는 꼭 짚고 넘어가야합니다.
그만큼 충수염의 진단이 어렵답니다... ㅠㅠ

충수염은 수술적 처치가 필요한 질환입니다.
물론 약물치료로도 호전될 수는 있으나
문제는 거의 대부분 재발한다는 점입니다.
위에서 언급했던것 처럼
충수의 내강이 어떤 원인에 의해 막혀서 충수염이 발생하므로
비록 약물치료로 세균의 증식이 일시적으로 억제되고
 염증반응이 호전될 수는 있지만,
충수의 내강을 막은 원인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다시 염증이 발생하게 되는것입니다.
극히 드문 경우에
비대해진 림프소절 등이 어느정도 크기가 감소하면서
막혔던 충수의 내강이 저절로 열어지기도 합니다만,
대부분 다시 막혔다가 뚫렸다가를 반복하여서
만성충수염(chronic appendicitis)으로 진행됩니다.
재발성 충수염이든 만성충수염이든
어차피 치료는 수술적 처치가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충수절제술

수술법은 충수를 떼어내는 충수절제술(appendectomy)을 시행합니다.
최근들어서 충수절제술 자체는 크게 변한것은 없지만,
얼마나 수술창을 적게 남기느냐가 중요한 이슈가 된 형편입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복강경(laproscopy)을 이용한 수술을 많이 하는 추세입니다만,
괴사가 많이 진행된 충수염이나 천공성 충수염 등은
복강경 수술을 시행하기 힘듭니다.
  
복강경하 충수돌기절제술을 시행하는 이미지(좌)와 복강경으로 보이는 충수돌기(우)

수술후에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으로
가장 문제가 되고 또 가장 빈번한 것은 역시 감염(infection)입니다.
아무리 수술전 무균조작을 철저히 한다고 해도
세균이 증식된 충수 자체에서 오는 감염은 어떻게 하기 힘들어,
복강내 농양(intraabdominal abscess)이나 창상감염(wound infection)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가급적 피부절개면 등 감염에 취약한 부위에 충수가 접촉되지않도록
조심스럽게 다루는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천공성 충수염처럼 감염의 가능성이 아주 높은 경우에는
배액관(drain)을 삽입하고,
절개부위의 일부를 열어두었다가 충분히 소독하여 세균이 사멸한 후에
지연봉합(delayed wound closure)을 하기도 합니다.
감염 외에 나타날 수 있는 합병증으로
간혹 수술부위의 장들이 유착(adhesion)되어
장관폐쇄(intestinal obstruction)가 나타날 수 있으며,
여성에게서 드물게 불임(infertility) 등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최선의 방법은
초기에 급성충수염을 진단하여 가급적 빨리 수술하는 방법입니다...만...
진단이 쉽지 않아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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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Q & A

앞글에서와 마찬가지로 시간이 허락하는대로
댓글로 올라온 문의사항 등에 대해
최대한 아는 한도내에서 답글을 작성하도록 하겠습니다.

***
Question
충수의 수자가 돌기란 뜻이므로 충수 돌기 의 돌기는 사족입니다.
따라서 충수염이라고 해야 정확한 말이죠...
07/11/22 (목) 오전 9:11   [???]
from 211.228.144.101
Answer
예... 맞습니다.
잘못 길들여진 언어습관에 대해 글의 초반부에 역설해 놓고도
제 자신이 잘못 길들여진 언어습관을 버리지 못했군요... ㅠㅠ
'appendix' 자체를 일부 의학용어사전에서는 '수(垂)'라고 해석해 놓고 있습니다.
그래서 'vermiform appendix'를 '충수(蟲垂)'라고 하는거지요...
거기에 '돌기'를 붙여서 '충수돌기'라고 하는것은
마치 '역전앞'이라고 하는것과 같은 언어습관입니다.
충수돌기라는 말이 전혀 잘못된 말은 아닙니다만 이왕 바로잡는것이므로
본문의 내용도 수정을 했습니다.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 ^^

***
Question
요즘은 복강경 충수 절제술시 3공법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배꼽에 하나 양측 suprapubic area(치골상방 부위)에 하나씩..
사진의 trocar incision 은 과거 술식입니다. ^&^
07/11/22 (목) 오전 9:11   [???] from 211.228.144.101
Answer
질문은 아닙니다만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꼭 읽어보시라고
댓글의 내용을 본문으로 옮겼습니다.
아울러 복강경수술 이미지를 최신의 것으로 준비하지 못한점 사과드립니다.
내용을 주신분과 같이
같은 계통에서 일하시는 더 훌륭한 분들로부터
많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
Question
...그런데 복강경 수술은 보험 공단에서 인정을 안 해주는 걸로 아는 데,
이런 글을 읽은 일반인들은 무조건 해달라고 조르니 그게 걱정입니다...
07/11/22 (목) 오전 3:37   [av0907]
복강경수술 보험됩니다.
07/11/22 (목) 오전 8:27   [수공조] from 58.150.157.68
Answer
(댓글중의 내용으로 답글을 대신했습니다.)
복강경 수술은 보헙이 되지만
포괄수가제에서 아직 충수염 수술은 인정이 되지 않습니다.
산부인과 처럼 포괄 수가제에서도 복강경 수술이 인정이 되도록 해야 겠습니다.
07/11/22 (목) 오전 9:13   [???] from 211.228.144.101

***
Question
...또 충수에 발생하는 종양에 관한 말씀도 같이 있으면 좋겠네요...
07/11/22 (목) 오전 3:37   [av0907]
Answer
충수에 발생하는 종양(tumor) 중 암(cancer)은 극히 드뭅니다.
그나마 암 비슷한 카르시노이드 튜머(carcinoid tumor, 유암종)가
비교적 자주 발생하는 편입니다만,
특별히 증상이 없고, 그 크기도 대부분 1cm 미만이어서
단순한 충수절제술만으로도 완치가 가능한 질환입니다.
물론 간혹 그 크기가 크거나
국소전이(local invasion) 혹은 원격전이(distant metastasis)가 있기도 하여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합니다만,
다른 질환으로 충수절제술을 시행하고 보니까
충수에 카르시노이드가 발견되었다하는 경우가 오히려 더 흔합니다.
비록, 소아에게서 위장관계의 악성종양으로는 가장 흔한것이
바로 충수의 카르시노이드 튜머입니다만,
그 발생 빈도가 너무 드물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
Question
충수의 진정한 역할이 무엇인지 알려져 있는가요?
떼어 내면 어떠한 지장이 예상되나요?
잔뜩 진화한 인간이 쓸데 없는 것을 달고 있지는 않겠지요?
07/11/22 (목) 오후 2:16   [CSC2524]
from 69.253.174.198
Answer
우리 인체에서 충수가 하는 역할은...
저와 같은 외과의사들 밥벌어먹게 해주는 역할이 가장 큰 역할이라고나...?
농담이구요... ^^;
충수는 흔적기관(, vestigial organ)이라고 하여
귀를 움직이는 이각근, 꼬리가 붙어있던 꼬리뼈 등과같이
우리 인류가 진화하면서 그 기능을 상실하여 흔적만 남아있는 기관 중 하나입니다. 
물론 본문에 나와있듯이 충수내에는 수많은 림프소절이 있어서
어느정도 면역기능을 담당하기는 합니다만,
오히려 그 림프소절의 비대로 인하여 충수염이 잘 발생하기 때문에
굳이 역할이라고까지 할 수 없겠네요...
마찬가지로 맹장도 대장의 일부로서의 기능외에는 특별한 역할이 없습니다.
다만 초식동물에서는 이 맹장이 잘 발달되어 있어서,
섭취한 먹이가 오래 머무르며 인접한 대장(결장)을 왕복하게 하면서
미생물에 의한 발효 및 소화작용이 충분히 진행될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사람의 소화과정에는 미생물의 도움이 필요없기 때문에
맹장이나 충수의 특별한 역할은 없는것입니다.
따라서, 충수절제술 후 나타날 수 있는 몇 가지 합병증을 제외하고는
충수가 없다는 것만으로는 인체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
Question
...제가 얼마전 급성충수염으로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중에 난소에 혹이 보여서 함께 제거했다고 합니다...
...외과의사가...
난소라면 산부인과 관련인듯한데..수술이 가능한가요?
07/11/22 (목) 오후 3:38   [궁금해요]
from 121.141.73.194
Answer
우선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제 자신도 그런 경험이 많이 있으며,
난소절제술(oophorectomy)이 충수절제술보다 더 쉽답니다... ^^;
물론 더 많이 공부한 자기 전문분야가 있기 때문에
특별한 부분에 있어서는 해당 전문의의 도움이 필요하겠습니다만,
외과의사에게 어지간한 수술은 다 가능합니다.
(나름대로 제가 외과의사로서 자부심을 느끼는 하나의 이유이기도 합니다...^^)

***
Question
...위에서 대망이 상당히 흥미를 유발하는군요.
이게 평상시 어디에 붙어 지지되어 있는가 싶군요.
또한 수술시 다 들어낼 듯 싶은데,
후에 다시 제자리에 꿰매어주게 되는가요?
07/11/26 (월) 오전 11:29   [나나] from 203.251.171.91
Answer
대망의 부착 위치는 본문중에 설명되어 있습니다.
위(stomach)의 대만(greater curvature)과
대장(colon)의 횡행결장(transverse colon)부위에 붙어서
마치 앞치마처럼 배 아래쪽으로 늘어뜨려져 있습니다.
때문에 위를 절제하거나 횡행결장을 포함한 대장을 절제하는 수술이 아니라면,
대망을 한쪽으로 젖힌 후에 복강내의 수술을 시행합니다.
즉, 가급적 대망은 떼어내지 않는다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