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관 질환(7)-장폐색증**

2011. 11. 1. 23:03″``°☆건강과음식/◈의학정보방

 

 

 

 

◈위장관 질환(7)-장폐색증◈

 

장폐색증(症, ileus)이란
사전적인 의미로는
'장이 막힌 질환'을 말하며 그리 흔한 질환은 아닙니다.
그러나 좀 더 엄밀한 의미의 장폐색증(ileus) 정의를 보면
'장관의 두드러진 기계적 폐색(mechanical obstruction)이 없이
장내용물의 움직임이 둔해지거나 없어져서
장의 팽창(distention)이 동반된 질환'
이라고 되어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장관이 막히지 않았는데도 장내용물이 내려가지 못하는 상태로,
이는 장관이 막힌
장관 폐색(intestinal obstruction)과는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때문에 'ileus'에 대한 우리말 의학용어가 '장폐색증(症)'인 데에는
어느정도 문제가 있는 해석으로 여겨집니다.
오히려 장폐색증 이라는 용어는
'ileus' 'intestinal obstruction'을 함께 어우르는
포괄적인 용어로 보는것이 맞을것 같습니다.
'장폐색증'을 부제로 한 본 글에서도 이 두 가지를 함께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과거에는 원래 의미의 장폐색증(ileus) '마비성 장폐색증(paralytic ileus)'이라고 하고,
장관 폐색 에 의한것을 '기계적 장폐색증(mechanical ileus)'이라고도 했습니다만,
지금은 그러한 용어는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ileus' 'intestinal obstruction'과 구분지을 수 있는 다른 정확한 용어가 없는 관계로,
본 글에서는 'ileus' 마비성 장폐색증(paralytic ileus)이라 하고
'intestinal obstruction'은 기계적 장폐색증(mechanical intestinal obstruction)으로
편의상 구분하여 이야기 하도록 하겠습니다.


기계적 장폐색증(Mechanical Intestinal Obstruction)

어떤 원인에 의해 장이 막혀서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그 원인은 다음과 같이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습니다.

(1) 장 외부에 문제가 있는 경우
(2) 장 벽에 문제가 있는 경우
(3) 장관 내부에 문제가 있는 경우

기계적 장폐색증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은 장 외부에 있습니다.
즉 장 밖에 있는 무엇인가가 눌러서 장을 막히게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가장 흔하게는 수술후 발생한 유착(adhesion)을 들 수 있는데,
소장 폐색(small bowel obstruction)의 60% 이상이 이 원인입니다.
앞글 '위장관 질환(4)-장염과 식중독'편과 '위장관 질환(5)-충수염'편에서
잠깐 언급이 있었습니다만,
복강내의 수술을 하고나면 어떤 경우이든지 유착이 발생합니다.
수술이 시행된 장관 부위 및 절개되었던 복막,
그리고 대망(greater omentum) 부위 등이 서로 달라붙게 됩니다.
이러한 유착은 창상부위를 아물게 하는 우리몸의 자연스러운 반응의 일종으로
사람에 따라 그 정도가 다르고
복강내의 오염정도가 얼마나 심했느냐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복강수술을 하고나면 예외없이 발생하게 됩니다.
  
수술 후 발생한 다양한 유착 소견
문제는 이러한 유착이 심하게 진행되면
장관 내강이 좁아져서 막히게 된다는 점입니다.
또한 유착된 부위를 중심으로 장이 꼬이거나
띠(band)와 같이 형성된 유착부위가 장을 감아서 막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장 중에서도 대장(colon)은 장관의 내강이 넓고 일부가 후복벽에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지 않으나,
내강이 좁고 복강내에서 유동성을 가지고 있는 소장은
장유착증(intestinal adhesion)으로 인한 기계적 장폐색증이 잘 발생합니다.
 
장유착증에 의한 소장의 기계적 장폐색증
이러한 장유착증을 억제하기 위해 스테로이드(steroid) 등의 약물을 사용하기도 합니다만,
아직까지 유착을 완전하게 방지하는 방법은 없습니다.
다만 염증반응이 적게 일어날 수 있도록
염증성 질환에 대한 수술은 가급적 초기에 시행하고,
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장내용물로 복강이 오염되지 않도록 수술전 장처치(bowel preperation)를 완벽하게 하는 등
복강 수술을 할 때 최대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또한 수술의 전 과정에서 불필요한 조작을 삼가하도록 하는것도 중요합니다.
  
난소와 나팔관 주변으로 유착이 발생한 소견
불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유착외에 장 외부에서 장관을 압박하여 장폐색을 일으킬 수 있는 요인으로
탈장(hernia)이나 종양(neoplasm), 농양(abscess) 등을 들 수 있습니다.
탈장에는 복강 안에서 발생한 탈장(internal hernia)과
복벽 밖으로 돌출되는 탈장(external hernia)으로 구분해볼 수 있는데
이에 대한것은 다음에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장벽에 문제가 있어서 기계적 장폐색이 발생하는 경우로 가장 흔한 것은
장벽에 발생한 종양을 들 수 있습니다.
종양에 의한 기계적 장폐색증은 유착에 의한 것 다음으로 많습니다.
이는 장 외부에서 발생한 종양으로 인한 경우와
장 벽에서 발생한 종양으로 인한 경우를 합한것입니다.
종양으로 인한 장폐색은 전체 기계적 장폐색증의 20% 이상을 차지하는데,
참고로 그 다음으로 많은 원인을 차지하는것은 탈장에 의한것으로
약 10% 정도를 차지합니다.
유착에 의한 기계적 장폐색증이 소장에서 주로 발생하는 반면
장 벽에서 발생한 종양이 기계적 장폐색증의 원인이 되는 경우는 주로 대장입니다.
물론 소장에서도 종양에 의한 장폐색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소장 자체에서 발생한 종양이 아니라
복강내의 다른 장기에서 발생한 종양이 소장을 압박하여 일으키는 경우입니다.
 
대장암에 의한 대장의 기계적 장폐색증

장 벽의 문제로 다른 원인들은
크론씨 병(Crohn's diseade)이나 장결핵(intestinal tuberculosis) 등의
염증성 질환으로 장 벽이 두꺼워져서 폐색이 발생한 경우도 있고,
외상(trauma) 등으로 인하여 장 벽에 혈종(hematoma)이 차서
장관을 막아버린 경우 등이 있습니다.

장관 내부의 문제로는
담낭(gallbladder)에서 빠져나온 담석(gallstone)이 장관의 좁은 부위를 막는 경우도 있고,
입으로 삼킨 이물질(foreign body)나
위석(胃石)이라고 부르는 베조아(bezoar) 등에 의한 경우도 있으며,
분변 자체가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서 막는 경우도 있습니다.
   
거대한 크기의 베조아(좌)와 베조아로 인해 폐색된 소장(우)

위에 열거된 원인 외에
장축염증(volovulus)이라고 하여
정상적인 장의 일부가 꼬여서 기계적 장폐색증과 같은 소견을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드문 질환으로 고령에서 많은 발생 빈도를 보이며,
주로 회장(ileum)과 맹장(cecum) 의 연결부위와
에스상결장(sigmoid colon)부위에서 많이 발생합니다.
 
맹장축염증(cecal volvulus)의 발생 기전

 
에스상결장축염증(sigmoid volvulus)의 발생 기전

기계적 장폐색증이 있을 때 나타나는 증상은
쥐어짜는듯한 극심한 복통(abdominal cramp pain),
오심과 구토(nausea and vomiting),
복부 팽만(abdominal ditension) 등이 있는데,
막힌 부위가 어디냐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산통처럼 좋아졌다가 심해졌다가를 반복하는 극심한 통증(colicky pain)인데,
보통 4~5분 간격으로 통증이 있으며,
막힌 부위가 아래쪽으로 갈 수록(항문에 가까울 수록) 그 간격은 더 늘어납니다.
이는 막힌 부위로 장내용물이 지나가도록 하기 위해
장의 연동운동(peristalsis)이 증가해서 나타나는 증상으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기적인 양상의 통증은 장이 폐색된 초기에 나타나며,
시간이 흐를수록 장도 지쳐가고
위에서 내려오는 가스와 장내용물에 의해 팽창할대로 팽창하여
연동운동을 거의 하지 못하게 됩니다.
이 시기가 되면 통증의 양상은 지속적인 중등도의 통증으로 바뀌게됩니다.
복부 청진상에서도 이러한 변화를 잘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장폐색 초기에는 장음(bowel sound)이 엄청나게 증가하여
청진기를 대지 않고도 들을 수 있을 정도인데,
이러한 장음을 특히 복명(腹鳴, borborygmi)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기계적 장폐색증이 오래되면 장음이 들리지 않아
마비성 장폐색증과 구분이 힘들게 됩니다.

오심과 구토는 폐색 부위가 상부일 수록(위에 가까울 수록) 심하며,
복부 팽만은 폐색 부위가 하부일 수록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즉, 위에서 가까운 곳의 장이 막힐 수록
못 내려간 장내용물이 역류되어서 구토가 심해지고,
더 먼 곳의 장이 막힐 수록 장내용물이 저류되는 공간이 넓기 때문에
구토는 심하지 않은 대신에
늘어난 장의 용적으로 인해 복부 팽만이 심해진다는 말입니다.

위에 열거한 증상 외에
고형질의 장내용물은 내려가지 못하고 수분 성분만 내려가서
소량의 물설사(watery diarrhea)를 하거나,
아예 대변을 보지 못하게 되기도 합니다.
기계적 장폐색이 지속되면
장에서 수행하는 소화와 흡수작용을 못하게 되기 때문에
수분과 전해질(electrolyte)의 불균형이 나타나서,
빈맥(tarchycardia), 저혈압(hypotension), 탈수(dehydration)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또한, 팽창된 장의 벽을 통해 장내의 세균과 유해물질이 복강내로 빠져나가거나,
장이 혈액공급이 제대로 되지않는 허혈(ischemia) 상태로 빠져들거나
감돈(strangulation) 상태가 되

범발성 복막염(panperitonitis)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 때에는 주로 열(fever)이 동반됩니다.

감돈(strangulation)이란
무엇엔가에 꽉 끼어서 원래대로 회복되지 않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뒤에 탈장(hernia) 부분에서 설명하겠습니다.


기계적 장폐색증의 진단은
위에서 잠깐 언급한대로 초기의 이학적 검사(physical examination) 소견이 중요합니다.
복통 환자에서 심하게 증가된 장음(borborygmi)을 청진(auscultation)할 수 있다면,
특히 그 환자가 과거에 복강내 수술을 받은적이 있다면
기계적 장폐색증을 의심해봐야합니다.
동일한 증상의 환자에서 과거 수술 병력이 없다 하더라도
복부 촉진(palpitation)상 딱딱한 덩어리(mass)가 만져진다면
역시 기계적 장폐색증을 의심해봐야합니다.
위에 열거된 구토나 복부 팽만 등의 증상 여부도 진단에 도움을 줍니다.

가장 간편하고 신뢰할만한 검사는 단순복부방사선촬영(plain abdominal x-ray)으로,
막힌 부위 이상의 장관에서 증가된 공기 음영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막힌 부위 이하에는 정상적으로 보여야할 공기 음영이 잘 보이지 않게됩니다.
만약 대장보다 윗 부분에서 폐색이 되었다면,
정상적으로 보여서는 안되는 소장내의 가스가 관찰되고,
정상적으로 보여야하는 대장내의 가스는 아주 소량으로 관찰되거나 관찰되지 않게 됩니다.
 
소장의 기계적 폐색증의 단순복부방사선촬영 소견
소장내에는 다량의 가스가 관찰되는 반면 대장내에는 거의 관찰되지 않는다.


그럼 소장내의 가스인지 대장내의 가스인지는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사실 그 정도까지 설명하기에는 너무 전문적인지라
아주 간단한 구분 방법 하나만 이야기 하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다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
'위장관 질환(4)-장염과 식중독'편과 '위장관 질환(6)-대장용종'편에 나온
소장과 대장의 해부학적 구조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소장의 내강에는 점막 주름(plica circularis)이 있고
대장의 내강에는 결장팽대(haustra coli)라는 주름이 있습니다.
 
소장의 점막주름과 대장의 결장팽대
이러한 주름의 모양은 소장과 대장이 각각 다르게 보이며,
가스가 가득차서 장이 팽창했을 때 주름의 모양이 나타나므로
그 모양을 보고 구분을 하는것입니다.
즉, 아래 방사선 사진에서 보듯이
마치 동전을 쌓아놓은듯한 모양으로 보이는 주름은 소장의 점막 주름으로
이는 소장내에 가스가 찼다는 의미이고,
각각의 커다란 방을 구분하는 벽처럼 보이는 주름은 대장의 결장팽대로
이는 대장내에 가스가 찼다는 의미입니다.
  
소장내의 공기 음영 소견(좌)과 대장내의 공기 음영 소견(우)
우측 사진의 흰 화살표는 결장팽대이며
검은 화살표는 대장뉴(taenia coli)가 지나가는 자리를 나타낸다.

기계적 장폐색증의 60% 정도는 단순복부방사선촬영만으로도
충분히 진단이 가능합니다만,
여기에서 진단되지 못한 경우에는 다른 검사를 시행해야합니다.
추가적으로 시행해볼 수 있는 검사로는
컴퓨터단층촬영(CT)과 바륨 조영술 검사(barium radiography) 등이 있습니다.
나머지 20~30%에 대한 진단은 이 두가지 검사로 가능합니다.

특히 복부 CT는 기계적 장폐색증 자체를 진단하는데 유용할 뿐 아니라
그 원인을 파악하는데에도 유용한 검사방법입니다.
앞서 기계적 장폐색증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이
수술후 발생한 유착(adhesion)이고,
그 다음으로 많은 원인이 종양(neoplasm)이라고 했습니다.
때문에 복강내 수술의 과거력이 없는데 기계적 장폐색이 발생한 환자의 경우에는
복강내의 종양을 의심하고 이에 대한 검사를 시행해야 하는데
가장 좋은 검사가 바로 복부 CT입니다.
뿐만아니라 복부 CT는 유착에 의한 기계적 장폐색증이 의심되는 경우라도
유착 부위와 정도를 알기 위해 시행되기도 하는 등
장폐색증 환자에서 다양하게 시행되는 검사입니다.
  
대장암이 의심되는 기계적 장폐색증 환자의 CT 소견
화살표 부분이 폐색된 부분으로 하행결장 부위의 종양이 의심된다.


반면 바륨조영술 검사는
기계적 장폐색증 환자에 선택적으로 시행됩니다.
바륨(barium) 자체가 복강내에서는 여러가지 부작용을 일으키는 독성물질로 작용하기 때문에
가급적 완전한 폐색이 의심되는 환자에서는 시행하지 않고,
부분적인 기계적 장폐색증 환자에서
폐색이 발생한 위치와 폐색의 정도를 알기 위해 시행됩니다.
 
상부 소장 부위에서 폐색이 된 기계적 장폐색 환자의 바륨 조영술 사진
팽창된 십이지장과 상부 소장을 관찰할 수 있으며
폐색 부위를 확인할 수 있다.

혈액 검사 등 임상병리적 검사는
기계적 장폐색증 초기에는 별다른 도움을 주지는 못합니다만,
오래 진행된 경우에 탈수와 전해질 이상이 발생했을 때에는
치료 방향을 설정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기계적 장폐색증의 치료는
내과적 처치를 우선적으로 시행하고
증상의 호전이 없거나 종양 등으로 인한 폐색시에는 수술적 처치를 시행합니다.

초기 치료로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절한 수액과 전해질 공급(fluid and electrolyte supply)과
감압(decompression)입니다.
장관 폐색으로 인하여 수분과 전해질의 흡수가 되지않을 뿐 아니라
팽창된 장 내부로 기존에 있던 수분과 전해질이 빠져 나가기 때문에
혈관을 통해서 이를 충분히 공급해주지 않으면
위에서 언급했던대로 저혈압이나 탈수 등에 빠져서
저혈성 쇼크(hypovolemic shock)로 사망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수액치료(fluid therapy)를 하면서
약물치료를 병해해 줘야 하는데,
통증과 염증반응을 감소시키기 위한 소염진통제를 비롯하여
진경제(antismasmodic agent), 항생제(antibiotics) 등을 사용해 줍니다.

감압이란 팽창된 장의 압력을 감소시켜주는 처치를 말하는데,
장내용물이 밑으로 내려가지 못하므로
위쪽으로 빼줘야 합니다.
가장 일반적인 처치는 코를 통하여 위(stmach)까지 길다란 관을 삽입하는 방법으로
이 관을 비위관(nasogastric tube), 혹은 레빈 튜브(Levin tube)라고 합니다.
간혹 병원에서 코에 관을 꼽고 있는 환자를 볼 수 있는데,
대부분 복강내의 장 수술을 시행하기 전에 장내의 가스를 제거하거나
수술후에 수일간 장운동이 돌아오지 않을 때
장내 가스를 비롯한 장내용물을 제거하기 위해 삽입하는 경우입니다.
 
비위관을 삽입한 모습

기계적 장폐색증 중에서  부분적으로 막힌 경우는
대부분 수술적 처치 없이 이러한 처치만으로도 호전이 됩니다.
그러나 수일간의 기본적인 처치에도 호전이 없거나
완전 폐색이 의심되거나
종양 등 다른 외부적 요인에 의한 폐색으로 여겨지는 경우에는
꼭 수술적 처치를 시행해야합니다.
수술에서 중요한 부분은
불필요한 수술 조작을 피하기 위하여
가급적 수술 전에 막힌 부위를 정확히 알고 수술을 시행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복부 CT 등 수술전 충분한 검사가 시행되어야 합니다.


마비성 장폐색증(Paralytic Ileus)

서두에 언급한대로 마비성 장폐색증(paralytic ileus)이라는 용어는
지금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용어이며
그냥 장폐색증(ileus)이라고 하는것이 맞지만,
장관 폐색(intestinal obstruction)에 의한
기계적 장폐색증(mechanical intestinal obstruction)과 구분하기 위하여
마비성 장폐색증으로 부르기로 하겠습니다.
마비성 장폐색증무동성 장폐색증(adynamic ileus)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마비성 장폐색증은 기계적 장폐색증과 달리
장관의 폐색이 없이 장의 움직임이 둔해져서 장이 팽창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복통의 양상은 아주 심한 경우부터 거의 복통을 호소하지 않는 상태까지 다양하며,
이는 장의 팽창 정도에 달려있습니다.
즉, 장의 팽창이 심할 수록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게 됩니다.

우리의 장은 외상에 의한 통증은 느낄 수 없는 반면
장관의 내경이 비정상적으로 팽창될 때 불쾌감이나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즉, 장이 잘리거나 구멍이 나거나 하더라도
장 자체에서는 통증을 감지하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그러한 경우에 통증을 느끼는 것은
통증을 느끼는 이유는 장 내용물이 빠져나와 복막을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그 한 예로, 장을 절제하고 연결해주는 수술을 하고나면
환자는 수술을 시행받은 장 부위에서 통증을 느끼는것이 아니라
복벽의 절개부위에서 통증을 느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장의 내경이 늘어나는데에는 아주 민감한데,
정상적인 내경보다 조금만 늘어나도 불쾌감을 느끼게 됩니다.
장폐색증의 초기 치료에서 감압을 시행하는 이유도
장의 내용물을 배출시켜서 장의 내경을 줄임으로
통증을 완화시키고자 하는 데에도 그 목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옛말의 '창자가 끊어지는듯한 아픔'이라는 말은
'창자가 늘어나는듯한 아픔'이라는 말로 바꿔야할 것 같습니다... ^^;

마비성 장폐색증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은
복강 수술을 하고난 후(postlaparotomy)의 상태입니다.
이는 마취 및 수술로 인해 장의 운동이 일시적으로 마비된 상태로
수 일 이내에 원래대로 회복이 됩니다.
수술 후에 금식을 시키는 첫번째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저칼륨혈증(hypokalemia), 저나트륨혈증(hyponatremia), 요독증(uremia) 등의
전해질 및 대사작용 이상이 있을 때에도
마비성 장폐색증이 잘 발생하며,
아편류(opiates)나 항콜린성 약제(anticholinergic agents) 등의 약물에 의해서
발생할 수도 있고,
척추(spine) 수술이나
후복막(retroperitoneum)의 외상(trauma) 및 염증(inflammation) 등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기계적 장폐색증이 지속되어 장이 허혈상태에 빠지면
궁극적으로 마비성 장폐색증으로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증상은 기계적 장폐색증과 비슷하게
복통, 오심 및 구토, 복부 팽만 등이 주 증상으로 나타나지만
그 양상은 약간의 차이를 보입니다.
산통과 같은 주기적인 극심한 복통이 없이 발생하는 복부팽만이
(abdominal distention without colicky abdominal pain)
마비성 장폐색증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기계적 장폐색증과는 달리
가스 배출(방귀)도 되고 설사도 계속 하게됩니다.
이러한 소견들이 장폐색증 환자에서 마비성 장폐색증을 구분해 볼 수 있는 방법이 됩니다.

마비성 장폐색증 진단의 가장 중요 포인트는
기계적 장폐색증과 구분하는 것입니다.
기계적 장폐색증은 수술적 처치가 필요한 경우가 많고
그 적절한 시기를 잘 파악하는것이 중요하지만,
마비성 장폐색증은 수술적 처치가 필요한 경우가 거의 없고
오직 수액요법과 약물요법으로만 치료를 하기 때문입니다.
두 질환에 대해 정확한 감별진단(different diagnosis)을 위해서는
우선 위에서 언급한것과 같은 증상의 차이를 잘 파악하여야 합니다.

단순복부방사선촬영(plain abdominal x-ray)도 진단에 도움을 줍니다.
앞서 언급한것처럼 기계적 장폐색증의 경우에는
막힌 부위 윗부분의 장이 심하게 팽창되어
방사선촬영상 거대한 공기 음영을 관찰할 수 있고
막힌 부위 아랫부분의 장으로는 공기가 잘 통하지 않아서
공기 음영을 거의 관찰할 수 없는 반면,
마비성 장폐색증의 경우에는 특별히 막힌 부분이 없기 때문에
소장과 대장, 전체 장에서 증가된 공기 음영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마비성 장폐색증 환자의 단순복부방사선촬영 소견
심한 복부팽만과 더불어 전 장에서 증가된 공기 음영을 관찰할 수 있다.

그러나 장의 팽창이 심한 경우에는
소장의 가스인지 대장의 가스인지 구분하기 힘들기 때문에
단순복부방사선촬영이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때에는 바륨 조영술을 시행하는것이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임상병리적 검사는 마비성 장폐색증 자체를 진단하기 위한 목적 보다는
치료의 방향을 설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많이 시행하게 됩니다.

치료는 기계적 장폐색증의 초기 치료와 마찬가지로
수액 및 전해질 공급, 감압, 약물 치료 등의 내과적 처치를 시행합니다.
마비성 장폐색증의 발생이 전해질 및 대사작용의 이상으로 인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시로 이러한 이상에 대한 검사를 시행하여 교정을 해줘야합니다.
감압은 기계적 장폐색증에서와 마찬가지로
비위관(NG tube, Levin tube)을 삽입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항문-직장관(anorectal tube)을 삽입하여
대장내의 가스와 장내용물을 배출시켜주기도 합니다.
약물치료 역시 기계적 장폐색증에서와 동일하게
소염진통제, 진경제, 항생제 등을 사용하고,
이와 더불어, guanethidine과 같은 교감신경 차단제나
bethanechol, neostigmine 등과 같은 부교감신경 촉진제 등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또한, 장운동을 향상시키기 위해
CCK나 motiline 등의 호르몬(hormone) 제제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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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Q & A

앞글에서와 마찬가지로 시간이 허락하는대로
댓글로 올라온 문의사항 등에 대해
최대한 아는 한도내에서 답글을 작성하도록 하겠습니다.

***
Question
베조아 를 수술하지않고
장세척 내지 관장으로 배출시키는 방법은 없나요?
07/12/03 (월) 오전 12:39   [MariaCurieSklodowska
]
Answer
베조아를 녹이는 약물이 있기는 합니다만
그 효과는 상당히 의문스럽습니다.
돌처럼 딱닥해진 분변에 의해 대장이 막힌 경우에는 관장을 하기도 합니다만
베조아는 위에서부터 내려오기 때문에
대장으로 가기 전에 내강이 훨씬 더 작은 소장 부위에서 폐색을 일으킵니다.
흔히 말하는 '장세척'이란
대장 수술이나 대장내시경 검사를 위해 전처치로 시행하는 시술인데,
어떤 경우이든 장폐색증이 있을 때에는 절대 시행해서는 안됩니다.
결국 베조아에 의해 기계적 장폐색증이 발생했다면
수술 외에는 딱히 방법이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
Question
남편이 이증상으로 3번이나 병원신세를 졌네요..
그런데 우리 남편은 정확하게 진단이 안되는군요..
기계적은 아닌데 그렇다고 꼭 마비성이라고 부를수도 없거든요...
...늘 긴장하며 산답니다... 예방법도 알려주시면...
07/12/03 (월) 오후 3:49   [엘마]
from 211.211.50.217
Answer
장폐색증이 맞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군요...
우선은 다른 원인이 있나 정밀검진을 받아보시는것이 좋을 듯 합니다.
마비성 장폐색증과 비슷한 증상이 일시적으로 발생했다가 좋아지는 경우는 있습니다.
과음, 과식을 삼가하고
항상 적당한 운동을 생활화 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장 운동을 떨어뜨릴 수 있는 어떤 종류의 약물이든 주의를 하셔야 하며
장 기능을 행상 시킬 수 있는 식단을 마련하시는것이 좋을 듯 합니다.
(어떤 음식이 좋은지는 제 전공이 아닌 관계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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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stion
제가 장협착으로 3번씩 입원했는데여
첫번째수술 2,3번째는그냥 약물치료 했습니다
그러나 퇴원때 뭐를 조심하라는게 없어요
어떻게해야 최대한유착을 줄일수있나요
07/12/03 (월) 오후 4:28   [나가다]
Answer
본문에 설명되어 있듯이 수술 후에 유착을 줄이는 특별한 방법은 없습니다.
가급적 수술이 끝나고 일찍 몸을 움직여주는것이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만,
유착의 발생 자체가 개인차가 워낙 많은지라
신뢰할만한 정확한 통계는 없습니다.
장유착으로 인한 장폐색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음과 과식을 피하고 식후에 산보 등의 적당한 운동을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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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stion
...질문 하나 있는데 바륨중 몸에 소화흡수되는 바륨도 있다던데요,
그것도 독성물질로 취급되나요?
(완전폐색의심환자이면 CT MRI 만 해야하는건지요)
07/12/06 (목) 오전 8:59   [anna2free]
Answer
몸에 흡수되는 수용성 조영제가 있기는 합니다만
바륨(barium)이라는 이름은 아닙니다.
'가스트로그라핀(Gastrographine)'이라는 이름의 조영제는
수용성이라 몸에 흡수가 되고 무해하기 때문에
상부위장관 수술 후 장봉합부위의 누출(leakage) 여부를 확인하는데 사용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약제들은
바륨에 비해서 방사선에 투과가 더 잘되어 장 내의 정확한 정보를 알아내기 힘들고
가격 또한 비싸기 때문에
대장을 검사하기 위한 이중조영 관장용 약제로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다만, 상부위장관의 폐색이 의심될 때에는 사용할 수 있으며,
실제로 완전폐색이나 천공 등이 의심될 때 사용되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차피 이러한 환자들에게
복부 CT는 거의 필수적으로 시행되어지기 때문에
굳이 비싼 약제를 사용하여 폐색 여부를 확인함으로
환자에게 이중으로 부담을 줄 필요가 없기에,
대부분 복부 CT 촬영으로 건너뛰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