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아들 그 힘 빙자하여
세상 모르고 까불다가 결국 민심 흐트러 놓고
들락거리지 말아야 할 곳 들락거리며
눈물 훔치는 장면 안 보는 세월이면 좋은데
그 아들로 하여 명색 대통령이 국민 앞에 기죽어
사과하는 말 안 듣는 세월이면 좋은데
그 날로부터 걷잡을 틈 없이 국민은 국민대로
나라는 나라대로 말할 수 없이 초췌해지는
몰골 더는 안 보는 세월이면 좋은데
-시집 '내 얼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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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하룡=1940년 출생.
1975년 시집 '모향'. 시집 '잡초의 생각으로도' 등
전직 대통령을 감옥에 보내는 나라는 드물다. 막강한 권력자는 물론
측근이나 가족 중에 국법을 어기고 잘못을 저질렀다면 벌을 받아야 마땅하다.
부끄럽게도 실제로 그런 일이 우리 대한민국에서 일어났다.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물론이거니와 민심이 들끓었다.
대통령이 해명하고 사과까지 해야 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최근에도 권력자의
측근인 형이 구속되는 일이 벌어졌고 친인척의 비리가 논의되기도 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권력 때문에? 돈 때문에? 밥그릇을 지키려고?
아무튼 이렇게 되면 나라가 요동을 치고 피폐해질 수밖에. 소나기 쏟아진 후라야
무지개 뜬다지만.
이상개·시인
국제신문2013-02-14 20:4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