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6. 24. 07:33ㆍ″``°☆시들의모음/◈가슴의― 詩
눈꺼풀이 땅에 닿는 오후 / 정 온
조롱조롱 열리는 달큰한 잠 오도독오도독 혀 안에 말리는 꼼짝없는 잠 세상 빛이란 빛은 눈꺼풀 아래 엎드리고 소리란 소리는 귓등 밖으로 떠밀릴 때 고롱고롱 가쁜 새 울음 입 딱 벌린 지하철 목젖에 사뿐히 내려앉네
막 뿜어져 나오는 정신 못 차리는 잠 양수를 거슬러 오르는 어린 아기 퉁퉁 불은 젖에 업혀가는 잠
종착역 안내방송 귀청을 후비더라도 곤고한 육신이 부려놓은 지금 가장 세게, 나를 끌어안을 수 있는 시간
한 세상 맥 놓은 틈 정수릴 관통한 잎이 자라고 잎이 줄기가 되는 동안 한 아침이 한 보름이 되는 동안 늘 쥐고만 안달하던 맨몸 팽개친 초록잔디 길게 깔린 의자 비스듬한 여기, 사지가 얼얼하도록 한잠 푹 들어 버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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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온=2008년 '문학사상' 등단, 시집 '오 작위, 작위꽃'
http://blog.daum.net/kdm2141/3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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