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치닫는 마음뿐 제자리로 종종걸음
가슴 찧는 방앗소리 생의 자락 지워낼까
옥죄고 바장인 순간도 아스라이 잊힌 봄꿈
삶이란, 걸멘 숙명 물처럼 내리는 일
풍화에 삭은 굴대 기울어져 삐걱대도
낙수에 겨운 바퀴살 무지개로 눈부신데
휘청대는 세상사 축 하나로 가늠하고
어제를 지운 자리 고이 짚어 흐른 세월
허공을 스친 별마저 원 그리며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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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2007년 '시조문학' 등단,
2006년 11월 중앙시조백일장 월장원
자연과 인위가 가장 잘 어우러진 발명품이었던 물레방아는 이제는 하나의
풍경으로 남았다. 시인은 그 물레방아 앞에서 늘 치닫고자 했지만, 결국은
제 자리인 생의 궤적을 보게 된다.
그리고 '삶이란, 걸멘 숙명 물처럼 내리는 일'이란 자기 성찰에 이르며 자신의
모습을 '풍화에 삭은 굴대'와 '낙수에 겨운 바퀴살'로 형상화한다. 한편으로는
무지개 눈부신 날도 있었음을 잊지 못한다. 세상과 한껏 교감을 이루며 돌아가는
물레방아, 그 위로 영원은 흐르고 별이 원을 그리며 지고 있다.
이광·시조시인
kookje.co.kr2013-09-04 19:28: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