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2. 9. 10:01ㆍ″``°☆시들의모음/◈가슴의― 詩
금사에서 / 송진
너 봤니? 보름달이 고양이 눈알처럼 노랗게 빛나는 밤 아홉 시 사십 구분이 슬픔의 슬픔의 새끼를 까며 골목을 기어 다니는 거
슬픔의 유전자는 불의 기원을 가지고 태어났대 태우면 태울수록 눈물이 흘러
달의 서랍을 열면
비닐칸막이가 드리워진 토끼의 간을 만난대 오른쪽 어깨를 왼쪽으로 돌려도 왼쪽 어깨를 오른쪽으로 돌려도 토끼의 간에서 흘러내리는 슬픔을 잠글 길이 없대
밀양 슈퍼… 노랗고 작은 간판이 기어 다니는 것들의 고향이래 노랗게 빛나는 눈알이 안식처를 구한 듯 한숨을 내쉰대
달아, 석대 다리를 건너는 하얀 기저귀를 만나면 전화주길,
----------------------------------------------------------
▶송 진=부산 출생. 1999년 '다층' 제1회 신인상 등단. 시집 '시체 분류법' 등.
〈시작노트〉 금사에 가면 나폴리 모텔에서 하룻밤 묵고 싶다. 커피베네에서
모닝커피를 마시고 석화를 캐 먹고 가오리회를 먹고. 그러면 배꼽의 슬픔이
거두어질까? 빨랫줄에 널린 하얀 기저귀처럼 달콤하고 슬픈 휴식은 견딜 수 없는
노동 후에 다가오는 것일까? 금사는 이 우주에 존재하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kookje.co.kr-2013-12-08
http://blog.daum.net/kdm2141/3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