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라인을 그립니다
-서일옥- 조금씩 흐려지는 마음의 눈 키우려고 바람에 흔들리는 문장을 읽으려고 이 아침 거울 앞에서 아이라인을 그립니다.
꽃잎 같은 시간들 사위어간 백지 위에 담백한 수묵화 한 폭 욕심 없이 옮겨보려고 이 아침 거울 앞에서 내가 나를 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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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일옥=(1951~ )경남마산출생 * 1990.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 「시조문학」 천료 * 1990. 「한국아동문학연구」 동시조 신인상 수상 * 시집 『영화스케치』『그늘의 무늬』 동시조집 『숲에서 자는 바람』 * 한국시조시인협회상, 김달진창원문학상, 경남시조· 성파시조문학상, * 경남시조시인협회 회장, 경상남도창녕교육지원청 교육장 역임
조선시대 때 창작된 안정복의 ‘여용국전’은 여자 얼굴을 한 나라의 황제로, 화장도구 들을 신하들로 의인화한 재미있는 소설이지요. 신하들은 늘 거울 앞에서 황제를 치장 시키고 거울은 이런 황제의 모습을 보면서 그때그때 조언을 합니다. 여기에서 거울의 역할은 매우 큽니다. 황제의 치세에 직접 관여하는 것이지요.
여자들이 ‘이 아침 거울 앞에서 아이라인을 그리’는 것도 이런 것. 거울에게 ‘조금씩 흐려지는’ 눈과 ‘바람에 흔들리는’ 마음에 대한 조언을 듣고 ‘눈’을 ‘키우’고 마음을 다잡아 제대로 된 ‘문장을 읽으려’는 것이지요. 세상을 바로 보려는 것이지요. <강현덕·시조시인> joins.com/2014.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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