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6. 12. 14:48ㆍ″``°☆아름다운詩/◈詩있는아침
벙어리 동백
-박희선-
몇 해 전 어느 봄날 나이 어린 동백신부가 산골로 시집을 왔네
얼굴 예쁜 동백신부는 반벙어리 온몸에서 소금 냄새가 났네 갈매기 울음도 묻어 있었네
주막집 놀음판에 간 신랑은 자정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고 동백신부 혼자 외롭게 흙벽에 제 그림자와 함께 기다리며 졸고 있었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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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선=(1940~ )함안 칠북 화천 출생 1988년 {시와 의식} 수필부문 신인상 수상 1992년 수필집 <흙에 묻어온 휘파람소리> (시로출판사) 1998년 수필집 <고독으로 가는 길은 어렵다> (해광출판사) 2003년 수필집 <그는 섬이 되어 있었다> (일광출판사)
산골 아가씨가 어촌이나 도시로 시집가도 마찬가지겠지만, 의식주 생활 모든 것이 낯설고 사투리도 알아듣기 힘들다. 가족밖에는 기댈 곳이 없는데, 신랑은 바깥으로 나돌고 시어머니는 밤낮으로 구박만 한다.
요즘은 우리나라로 시집오는 외국인 며느리도 적지 않다. 중국이나 일본에서 온 신부들은 외모가 눈에 띄지 않고, 한국어도 비교적 빨리 배우지만, 동남아 출신들은 상당한 애로를 겪는 것 같다. 특히 다문화 가정이 성공적으로 정착하려면, 받아들이는 쪽에서 따뜻하고 너그럽게 보듬어 안아야 할 일이다.
<김광규·시인·한양대 명예교수> joins.com/2014.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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