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chard Clayderman의 피아노 연주곡..
뒤안길 -강정이- 머리 뚜껑 잘려나간 마네킹이 거리에 나와 있다 꽃잎만 먹는 척 이슬만 먹는 척 손톱에 때 끼지 않는 척 톡톡 물방울 털어내더니 삭은 내장을 바람에 버무리며 알몸으로 서 있다
내가 걸친 쉬폰원피스는 저 마네킹이 입혀준 것인데 치맛자락은 양귀비꽃처럼 나부끼는데 河伯의 딸인 척 백조인 척 그 척 훌렁 벗어던지고 나도 속은 문드러졌다며 마네킹 손 잡고 서 있어야 하나 가던 길 그냥 가야 하나
-시집'꽃똥' 수필집'달을 찾아 나서다' '다가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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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이=1994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수필'부문 당선. 2004년 '애지'로 시 등단
〈시작노트〉 집을 나설 때 가끔, 내 얼굴은 집에 두고 가면만 쓰고 가야겠다고 다짐할 때가 있다. 그래, 너와 나 얼마나 자주 가면을 쓰고 사는가. 때로는 새가 되다가 혹은 짐승이 되기도 하고 꽃이 되기도 하면서 말이다. 2014-12-07/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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