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Blue Heaven - Ventures
악공, Anarchist Guitar
◇신동옥◇ 당신의 기차는 내 창가에 묶여 있어요 창을 열면 낯선 구두가 이마를 꾹꾹 눌러요 하늘엔 새들이 오래도록 멈춰 서 있고요
여섯 가닥의 먹구름이 흘러가요 그 위로 한 줄기 번개가 소리 없이 디스토션을 걸어요 고압선을 따라 당국의 메시지가 전송되는 아침
소리 분리 수거법이 강화됐다는 전갈이에요 주부들이 소음을 가득 채운 쓰레기봉투를 던져요
기타줄은 소각됐고 당신의 기타는 기다란 손톱을 사랑하는 소리의 방주예요 레일을 잃은 기차예요 (…)
시집 『악공, 아나키스트 기타』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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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옥=(1977~ )1977년 전남 고흥에서 출생, 한양대 국문학과 졸업. 2001년 《시와 반시》 신인상 공모를 통해 등단. 시집으로 『악공, 아나키스트 기타』 (랜덤하우스, 2008)가 있음. 현재 '인스턴트' 동인으로 활동 中
정신의 아나키(무정부 상태)를 예술의 규범으로 전화하는 것이 현대예술의 기본적인 특징
가운데 하나다. 좋은 시는 그 카오스를 곧장 코스모스로 전화하지 않고, 오히려 점점 더,
최대한 드높은 질의 카오스에로 밀어붙여 열며, 그 과정 혹은 순서를 아예 ‘끝나지 않는’ 미
학의 뼈대로 삼는다. 이 시의, 아나키스트적이기에 상상력이 자유롭고 풍부할 뿐 아니라
카오스-규범적인 성취가, 정치를 정치적으로 극복한다.
<김정환·시인> joins.com/2015.02.10
http://blog.daum.net/kdm2141/5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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