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그림자
◇김남조◇
나무와 나무그림자 나무는 그림자를 굽어보고 그림자는 나무를 올려다본다
밤이 되어도 비가 와도 그림자 거기 있다 나무는 안다
일러스트/김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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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조=(1927∼)대구 출생. 서울대 국어교육과 졸업. 48년 연합신문에 ‘잔상’을 실으며 등단했다. 시집 ‘겨울바다’, ‘설일’, ‘밤 기도’, ‘편지’, ‘그대가 나에게’ 등 84년 한국시인협회 회장을 역임했고 98년 문화관광부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현재 숙명여대 명예교수·대한민국예술원 회원
신록이 점차 짙어지고 커가는 계절이다. 나무도 자라는 때이다. 나무가 자라므로 나무 그림자도 자라는 때이다. 나무가 한 그루 수직으로 높이 서 있고, 그 옆에 나무 그림자 는 수평으로 누워 있다.
나무는 허리를 굽혀 아래에 있는 나무 그림자를 내려다보고, 나무 그림자는 막힘 없이 시원스레 서 있는 나무를 올려다본다. 이 둘은 낮이나 밤이나 서로를 응시한다. 함께 있고, 늘 거기에 있음을 안다. 응시하면서 몸을 가만히 기댄다. 화목을 위해 뜻을 맞춘다.
이 둘은 서로에게 '다른 더 하나의 자기'가 아닐까. 우리가 존재하는 방식도 나무와 나무 그림자처럼 이러하지 않을까. 우리는 마주보고 놓여 있다. 이쪽과 저쪽에서 이름을 부르 며 공생한다. 우리는 서로를 보완한다.
문태준 시인 [가슴으로 읽는 시] Chosun.com/2015.05.02
http://blog.daum.net/kdm2141/5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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