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귀
◆반칠환◆
직업은 망나니지만
모태 신앙이다
방금 여치의 목을 딴
두 팔로 경건히
기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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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칠환=(1964~ ) 충북 청주출생
1992년 <동아 일보>신춘문예 당선
시집 <뜰채로 죽은 별을 건지는 사랑><내게 가장
가까운 신, 당신 > 시선집 <누나야>
장편동화 <하늘 궁전의 비밀>2002년 서라벌 문학상 수상
1999년 대산문화재단 시부문 창작지원 수혜
사마귀 하면 ‘장자’의 ‘당랑거철(螳螂拒轍)’이란 우화가 먼저 떠오른다. 제 분수도 모른 채
도끼를 쳐들고 수레에 맞선 사마귀라니! 제 처지도 모른 채 날뛰는 자의 분별없음은 어리
석음의 극치다. 한 시인이 사마귀의 직업이 망나니라고 폭로하기 전까지 그의 직업에 대해
알려진 바가 없었다.
사마귀가 곤충의 목을 따는 포식자니 그럴듯하다. 철학자는 사마귀에게서 도끼를 휘두르
는 무뢰한을 보고, 시인은 여치의 목을 따고 두 팔로 기도하는 모태 신앙의 경건함을 읽어
낸다.
<장석주·시인>
joins.com/2015.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