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 편
◆천양희◆
성당의 종소리 끝없이 울려 퍼진다
저 소리 뒤편에는
무수한 기도문이 박혀 있을 것이다
백화점 마네킹 앞모습이 화려하다
저 모습 뒤편에는
무수한 시침이 꽂혀있을 것이다
뒤편이 없다면 생의 곡선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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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양희=1942년 부산에서 출생.
1966년 이화여대 국문과 졸업.
1965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마음의 수수밭』, 『오래된 골목』,
『너무 많은 입』등이 있음.
<단추를 채우면서>로 소월시 문학상,
현대문학상, 박두진문학상, 공초문학상 등 수상
앞은 세계의 전면과 마주하며 그 태도는 당당하다. 앞은 꾸며지고 성화(聖化)되는 그 무엇
이다. 반면 뒤편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숨어 있다. 뒤편은 아무 가식없이 정직하고 있는
그대로 소탈하다. 사람의 뒤편인 뒤통수?등?허리?엉덩이를 보라.
뒤편은 불행과 고독을 묵묵히 받아들인다. 생의 곡선을 품은 모든 뒤편은 외롭고 슬프다.
종소리의 뒤편엔 무수한 기도문이 있고, 백화점 마네킹의 뒤편엔 무수한 시침이 꽂혀 있다.
<장석주·시인>
joins.com/2015.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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