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빛 세상을 마주하며
◆박송죽◆
솔바람소리 사랑으로 고여 오는
뻐꾸기 울음소리가
이 산 저산 삶의 숲을 흔들며
뜨겁게 가슴을 끌어안고
하얀 갈꽃 흔들림으로
흙으로 나 흙으로 돌아가야 하는
우리들의 한 생애이지만
초록빛 세상을 마주하며
우리 서로 살 섞어
서로가 서로에게 사랑을 나누어주며
선율 고운 현악기로 연주하다
한 소절 노래가 되어
산수유 꽃 안개바람으로
돌아가야 하는 이 지상의 여정!
헐벗은 삶의 숲속에서 눈물 글썽
표표히 새떼가 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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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송죽=1958년 시집 '보라빛(衣裳' 상재 이후
김춘수 시인 추천으로 '현대시학' 천료.
세계시인상, 부산여성문학상, 부산문학상, 부산시인상,
가톨릭문학상 등. 시집 '눈 뜨는 영혼의 새벽' 외 17권. 칼
럼집 '생명의 원천, 그 절대적인 사랑'. 수필집 '사랑하므로
아름다워라' 외. 국제펜클럽 한국본부고문 등.
<시작 노트>
가을 하늘빛 속살 가득히 맑고 밝은 세상 빛으로 살고 싶다. 비록 나날이 추락해야 하는
일상의 어둠속에서 저마다 보호색을 띠고 화려한 문명의 가면무도회와도 같은 삶의 무대
에서나마 사람의 길, 진리의 길을 가르쳐 주는 자연순리에 순응하며 흙으로, 나 흙으로
돌아가는 노을 지는 간이역에서 막차를 기다린다.
kookje.co.kr/2015-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