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엔 듯 눈엔 듯 또 핏줄엔 듯
마음이 도른도른 숨어 있는 곳
내 마음의 어딘 듯 한 편에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일러스트/박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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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랑=(1903~1950)김영랑(金永郞)본명;김윤식(金允植)
전라남도 강진 출생 3·1 운동 직후 6개월간 옥고 1930년 문학
동인지 <시문학>동인 1949년 공보처 출판국장 1950년 사망
시집 : <영랑 시집>(1935), <영랑 시선>(1949)
이 시는 우리들 마음의 어딘가에 강물이 그득 퍼져 흐른다고 말한다. 한 번도 마르지 않고,
또 낮밤으로 쉼이 없이 강물이 흐른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그 강물은 어떤 상태에 있는가.
아침의 햇살이 떠오르면서 강물의 물결을 비춰 물결이 위로 조금 도드라진 상태, 드높아진
상태에 있다고 말한다.
매끄럽고 자르르하게 윤기가 흐르는 상태에 있다고 말한다. 생기가 돌고, 맑고 반짝반짝 빛
나고, 위를 향해 약간 높아진 상태에 있다고 말한다. 그런 강물이 가슴에, 눈에, 핏줄에 흐
른다고 말한다.
이 시를 읽으면 우리가 지녀야 할 마음의 상태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광채가 찬란한 생
명의 강물이 우리 모두에게 흐르고 있음에 감격하게 된다. 이 시는 1935년에 간행된 '영랑
시집'에 첫 번째로 실렸다.
문태준 시인[가슴으로 읽는 시]
Chosun.com/2015.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