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인의 목소리
◆윌리엄 블레이크◆
기쁨에 찬 젊은이여, 이리로 오라,
그리하여 열리는 아침을,
새로 태어난 진리의 이미지를 보라.
의심은 달아났고, 이성의 구름도
어두운 논쟁도 간계한 속임수도 달아났다.
어리석음이란 일종의 끊임없는 미로,
얽힌 뿌리들이 진리의 길을 어지럽힌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거기에 빠졌던가!
그들은 밤새 죽은 자들의 뼈 위에 걸려 넘어지고,
근심밖에 모른다고 느끼면서,
자신들이 인도를 받아야만 할 때,
다른 사람들을 이끌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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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블레이크=(William Blake 1757~1827)
시인, 화가, 판화 제작자, 편집장
주요 작품《순수와 경험의 노래》《천국과
지옥의 결혼》《네 조아들》《예루살렘》《밀턴》
영국 낭만주의 1세대 시인인 블레이크는 이 시에서 아마도 프랑스 대혁명의 환희를 노래
하고 있는 듯하다. 모든 혁명은 아침으로 빛나지만, 늘 저녁을 맞이했다. 다만 다른 아침을
예비한다는 점에서 혁명은 “진리의 이미지”다. “논쟁”과 “속임수”와 “어리석음”의 “미로”
를 뚫고 역사의 기차는 아주 천천히 달린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이론은 회색
이고, 푸르른 것은 오직 저 생명의 나무이다.”(괴테)
<오민석 시인·단국대 영문학과 교수>
joins.com/2015.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