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놉티콘·12-카메라
◈천선자◈
찰칵, 그의 눈이 깜박할 찰나,
그의 눈 속에 마음의 집을 짓는다.
크고 넓은 창을 만들어 잘 닦는다.
그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그의 귀로 듣고, 그의 가슴으로 느낀다.
참으로 따스하고 편한 넓은 세상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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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선자=(1963~)
2005년 방송통신대학교 국문과를 졸업
2010년 계간 ≪리토피아≫로 등단
2014년 전국계간지 작품상 수상
막비시동인으로 활동
정말, 인간의 위대성은 위기에 처했을 때 빛을 발하는가? 최소한 뇌는 과거를 소급해 오늘을
살고, 오늘의 잣대로 미래를 예견한다. 인공지능(AI)과 인간의 바둑 대결은 당면한 총선이라
는 이슈를 밀어버렸고, 바뀌게 될 정치 지형에 따른 사회의 미래보다는 인공지능에 의한 인
류의 미래 진단에 더 열중하는 기현상을 보였다.
시인은 ‘파놉티콘(panopticon)’이 도래한 사회의 불안과 공포를 말하지 않는다. 다만, “그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표현을 통해 ‘시선은 권력’이라는 점을 상기할 뿐이다. 이 상춘(
賞春)의 주말, 또 몇 번이나 이런저런 폐쇄회로TV(CCTV)에 노출될 것인가? “참으로 따스
하고 편한 넓은 세상”은 과연 누구의 세상인가?
<백인덕·시인>
joins.com/2016.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