갠지스강의 신새벽
●차옥혜●
아파라
꽃접시 타고 가는 촛불들
눈물겨워라
기도하는 손들
아름다워라
강물로 죄를 씻는 몸들
덧없어라
타는 시체들
강물 타고 가는 넋들
서글퍼라
꽃을 띄우며 떠도는 나룻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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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옥혜=(1945~ ) 전주에서 출생
1984년 [한국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
시집 [깊고 먼 그 이름] [비로 오는 그 사람] [발 아래 있는
하늘] [흙바람 속으로] [아름다운 독] [위험한 향나무를 버릴
수 없다] [허공에서 싹 트다] [식물 글자로 시를 쓴다]
[날마다 되돌아가고 있는 고향은] 등 경희문학상 수상
인도 갠지스강이 수많은 시인의 눈길을 끄는 것은, 거기에 죄와 죽음과 환생과 기도의 삶이
응축돼 있기 때문이다. 연꽃잎 위에 놓인 금잔화 촛불이 흐린 갠지스 강물 위를 둥둥 떠갈
때, 누가 이승의 삶에 정주(定住)할 수 있을까. 산 사람들이 모여 시체를 태우는 갠지스 강
가에 붉은 노을이 질 때, 누가 현세의 행복을 영원하다고 생각할까. “서글퍼라/ 꽃을 띄우며
떠도는” 지상의 인간들, 우리들.
오민석·시인·단국대 영문학과 교수
joins.com/2016.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