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애(悲哀)
◈A 뮈세◈
힘과 삶을 잃었노라,
친구와 기쁨도 잃었노라
내 천재를 믿게 했던
자만심 또한 잃었노라.
진리를 깨달았을 때,
그것이 친구라 믿었노라
진리를 알고 느꼈을 때
이미 혐오를 느꼈나니.
허나 진리는 영구불멸하노니,
진리를 모르고 살아온 자들은
인생을 모르는 자들.
신은 말하네, 신에게 답해야 하네,
세상에 남은 내 유일한 재산은
때로 눈물을 흘렸다는 것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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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뮈세=(1810~1857)Alfred de Musset 는 프랑스의 시인,
소설가, 극작가이다.파리 태생으로, 20세에 대담 분방한 시집
〈에스파냐와 이탈리아 이야기〉(1830)로 문단에 데뷔
낭만파의 청춘 시인으로서 사교계의 총아가 된다. 상상력과
섬세한 감수성으로 항상 신선하고 솔직하게 사랑을 노래한 뮈세
는 낭만파 시인 가운데 가장 시인다운 시인이라 일컬어진다.
복수체(複數體)의 진리 중 하나를 잡는 순간 다른 것들은 달아난다. 천재의 “자만심”을 무력
하게 만드는 것이 진리다. 유행과 섹스와 도박과 술 그리고 고귀한 정신 사이에서 뮈세(프랑
스 낭만파 시인)는 헤맸다. 육신의 낭비와 영혼의 ‘높음’을 어찌 다 가지리.
<오민석·시인·단국대 영문학과 교수>
joins.com/2016.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