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화씨
◈이능표◈ 발바닥이 따끔해서 살펴보니 채송화 씨앗이다. 어째서 이런 것이 방바닥에서 뒹굴고 있는 것일까? 가엾기도 하고 요단강 건너간 매형 생각에 창문을 열고 화단을 살펴보니 모두들 별일 없는 듯.
------------------------------------------------------------- ▶이능표=(1959∼ ) 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와 경기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84년 [문예중앙] 겨울호에 ‘스물여섯 번째의 산책’ ‘눈’ ‘미완의 풀’ 등의 작품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 시집 [이상한 나라] [슬픈 암살] 외에 몇 권의 동화책을 썼다. 죽음은 생과 환유적으로 겹쳐 있다. 이 인접성 때문에 죽음의 의미 혹은 공포가 더욱 도드라 진다. 죽음은 “별일 없는” 것들 속에 섞여 있다가 예기치 못한 순간에 우리를 “따끔”하게 찌 른다. 죽음은 살아 있는 모든 것이 도달할 터미널이나 생명체는 죽음에 대한 사유를 꺼린다. 죽음을 경험해 본 생명체가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생명체의 유한성이다. <오민석·시인·단국대 영문학과 교수> joins.com/2016.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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