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숲에서
◈왕 유◈
어둠이 깃든 대숲에
홀로 앉아서
거문고 줄 튕기며
휘파람 부네
이 숲의 주민들은
알지 못하리
밝은 달이 찾아와서
비춰주고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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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유=(王維·701~761)山西省 汾陽 출신
중국 당 시대의 화가, 산수화의 수묵선염법을
정립, 남종화의 시조. 중국 성당(盛唐)의 시인·
화가로서 자는 마힐(摩詰)이다
중국 당나라 시인 왕유는 시뿐만 아니라 수묵산수화를 잘 그려 남종문인화(南宗文人畵)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다. 소동파(蘇軾)는 그의 시와 그림을 칭하여 “시 속에 그림이 있고, 그
림 속에 시가 있다(詩中有畵 畵中有詩)”고 하였다.
위 시도 수묵선(水墨線)의 담백과 여백의 미학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세상의 모든 것이 다
생략되고 대숲-거문고-밝은 달만 있는 이 풍경은, 그러나 주체와 세계(자연) 사이의 완전
하고도 행복한 합일을 보여주므로, 고적(孤寂)을 넘어서 있다.
<오민석·시인·단국대 영문학과 교수>
joins.com/2016.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