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인
◈비센테 알레익산드레◈
너는 조약돌이 어떻게 노래하는지 안다
그 미묘한 눈동자는 감미로운 눈망울 위로
태산의 무게를 이미 안다
숲의 부르짖는 반향음이 어떻게 우리의
정맥 속에서 하루 동안 포근히 잠드는지
너, 시인을 위해.
넌 왕성한 원기 속에
하늘나라 새들의
잔혹한 공격성을 갖추고 있었다
이제 그 말 속에서
곧바로 독수리들의 강력한
날개가 날아오른다
따스한 물고기들의 등에 보이는 소리 없는
눈부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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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센테 알레익산드레=(Vicente Aleixandre)
(1898년 ~ 1984년)스페인의 시인 세비야에서 출생
마드리드 대학에서 법률과 경영학을 공부하였다.
27세에 《영역》을 발표하여 시인으로서 인정을
받았으며, 이어 《입술 같은 칼》, 《대지의 정열》 등을
발표하여 독자들로부터 크게 환영을 받았다.
1977년에는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무슨 말을 덧대랴? 누구는 관습의 함정과 제도의 모순을 말하고, 혹자는 허약한 자의식과
눈먼 욕망을 탓했지만 이 땅의 시인이 정녕 ‘시인답지’ 못했음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시적
‘시대정신’을 묻는 저 독수리의 날 선 부리 같은 질문에 ‘자기애’라고 얼버무리고 말았다.
‘왕성한 원기’를 제대로 읽을 수 없었다. 태산에 올라설 수 없다면 강가의 조약돌 밭에 서자.
맨발에, 맨정신으로 이 겨울 찬바람을 온몸으로 맞아야 옳다. 그래야 옳을 것이다.
<백인덕·시인>
joins.com/2016.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