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잡이의 도구(1)-메스**

2011. 11. 1. 23:58″``°☆건강과음식/◈의학정보방

 

 

 

 

◈칼잡이의 도구(1)-메스◈

 

외과의사로서 메스를 잡기 시작한지가
벌써 강산이 한번 변하고 한참을 변해가고 있는 지금 갑자기
하루에도 몇 번씩 잡아보는 메스에 대해 너무도 아는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나는대로 평소 메스에 대해 궁금했던 것을 알아보고자 했습니다.


메스의 어원

당연히 영어라고 생각하고 영한사전을 찾아봤습니다... 없었습니다...
전문용어라서 영한사전에는 안나왔나 해서 의학용어사전을 찾아봤습니다...
없었습니다... OTL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국어사전을 찾아봤더니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었습니다.

메스 [네덜란드어 mes] <명사> ≪의학≫ 해부칼.

'메스'가 네델란드어라니...?
다시 백과사전을 찾아봤더니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었습니다.

메스 [mes/surgeon's knife]

외과수술 ·해부에 사용하는 작은 칼.
수술용 메스는 수술도 또는 외과도(外科刀)라고도 한다.

메스(mes)의 어원은 칼 ·해부도를 의미하는 네덜란드어(語)로
조직을 끊거나 자르는 데 사용하는 예리한 연장을 말한다.

첨인도(尖刃刀) ·원인도(圓刃刀) ·만도(彎刀) ·구두만도(球頭彎刀) 등이 있는데,
첨인도와 원인도가 가장 많이 사용되며,
최근에는 날만 바꿔 끼워서 쓸 수 있는 것도 있다.

또한 절개와 동시에 지혈시키는 전기메스도 사용된다.
이것은 고주파(高周波) 작용을 이용하여
조직에 압력을 가함이 없이 조직을 예리하게 절단할 수 있는 데다가
세소혈관(細小血管)이나 모세관을 폐쇄함으로써 출혈없이 수술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 시간 까지 메스가 영어인줄로만 알고 있었던 내가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무관심에서 온 무지에 대해 처절한 반성이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영어권에서는 수술용 칼을 'scalpel', 'surgical blade' 또는 'surgical knife' 라고 말합니다.
가끔 우리나라의 메디컬 드라마를 보면
수술 장면 등에서 "메스!"라고 말하기도 하고 "나이프!"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실제 수술실에서 두가지 말을 혼용해서 쓰고 있기는 하지만
'메스'라고 하는 경우가 월등히 많습니다.
("나이프!"를 외치는 의사 선생님은 아마 미국 유학을 다녀오셨을겁니다... ^^;)

원래 네델란드 말인 '메스'가 널리 통용되는 까닭은
우리나라의 초기 서양의학 대부분이 일본을 통하여 들어왔으며,
특히 의학용어 및 의료기기 등의 명칭은 일본식 명칭을 그대로 따랐기 때문입니다.
일본이 서양의학을 받아들이게 된 경로가
일본의 근대화에 많은 영향을 준 포르투칼, 독일, 네델란드 등의 나라 등을 자연스럽게 통하게 되었고,
우리나라가 그 영향을 받은 것이지요.
그래서 아직도 많은 의학용어들이
영어식 발음 보다는 독일어식 발음에 가깝게 말해지는 것이 많습니다.
그 예로, 두드러기와 비염 등을 일으키는 원인 기전인 'allergy'는
영어식 발음으로 하면 '알러지'라고 하는게 맞지만
일본을 거친 독일어식 발음(?)으로 '알레르기'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알러지' 보다 '알레르기'가 훨씬 익숙하듯이
외과의사인 저에게도 '나이프'보다는 '메스'가 훨씬 친숙합니다... ^^


메스의 종류

메스는 많은 종류가 있습니다.
쓰임새에 따라 모양과크기가 다르며 각각 고유번호가 있습니다.
아래 그림에서 밑에 있는 숫자가 각각의 고유번호입니다.


이 중에서 자주 사용하는 것 몇 종류만 소개해 보겠습니다.

10번 메스
가장 흔히 사용되는 종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교적 중간 크기의 절개를 하거나 중간 크기의 조직을 절단 할 때 사용하며,
끝부분의 둥그스름하고 넓은 부분을 이용하여
염증이나 괴사조직을 긁어낼 때도 사용합니다.
끝부분이 둥근 메스는 거의 대부분 비슷한 용도이며
절개, 혹은 절제할 조직의 크기에 따라 선택되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11번 메스
뾰쪽한 앞부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깊고 아주 좁은 절개를 할 때나
신경, 혈관 등 실같은 구조물들을 절단할 때 사용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완치된 봉합부위의 봉합사를 제거할 때(다시 말해 실밥 뽑을 때)
아주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12번 메스
구부러진 메스의 오목한 부위가 날이 있는 부위입니다.
절개보다는 신경, 혈관 등 실같은 구조물들의 절단용으로 많이 사용되는데,
역시 개인적으로는 봉합사 제거에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

15번 메스
비교적 작은 크기의 섬세한 절개를 할 때 많이 사용됩니다.
앞의 오리 부리 같은 좁은 부위에만 날이 있어서
섬세한 절개를 하기에는 안성맞춤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성형수술에서 사용되는 칼입니다.

20번 메스
비교적 큰 절개를 하거나 큰 조직의 절단시에 사용됩니다.
대부분의 외과수술에서 처음 피부을 가르는 데 사용되는 메스가 바로 이 녀석입니다.



사진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더 큰 부위의 절개나 절제시에 사용되는 큰 메스도 있습니다만
대부분의 수술에서 20번 혹은 22번 메스 정도에서 다 끝나버리기 때문에
저 개인적으로는 그 이상의 메스를 사용해본 적은 없습니다.

메스의 고유번호는 언제, 어떻게 붙게 되었을까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좀 더 조사해서 다시 내용을 보강할 계획입니다.


메스의 손잡이 - 메스홀더



메스의 손잡이 부위의 영어식 표기는
'blade handle', 'scalpel handle' 혹은 그냥 'handle' 이라고 합니다.
메스홀더(mes holder)라는 말이 올바른 표현인지 잘은 모르겠습니다...
수련의 시작할 때부터 남들이 부르는 대로 따라서 불렀으니까요...

오래전에는 메스와 손잡이가 붙어있는 일체형을 사용했었습니다.
한번 쓰고 깨끗이 씻어서 날 갈아서 다시 쓰고...
다시 깨끗이 씻어서 날 갈아서 다시 쓰고...
또 다시...
번거럽기도 했으려니와 위생상의 문제도 많았을겁니다.
아주 오래전도 아닌 것 같네요...
수년전에 시골의 모 보건지소에서 일체형 메스를 본 적이 있었습니다.
아마 갯수 맞추기 위한 전시용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만...

아무튼 지금은 메스날이 일회용인 분리형을 사용합니다.

  
메스홀더에 메스를 끼우는 모양

메스의 종류에 따라 메스에 나있는 홈의 크기가 다르기 때문에
사용되는 메스홀더가 달라집니다

비교적 작은 메스(No. 10,11,12,15 등)는 작은 메스홀더(handle No. 3)에 끼우고
큰 메스(No. 20 이상)는 큰 메스홀더(handle No. 4)에 끼워 사용합니다








메스 잡는 법

메스의 종류 및 절개 및 절제 부위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긴 하지만
기본적인 자세는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보다 자세한 것은 외과의사가 되어야 알 수 있을겁니다... ^^
사실 외과의사인 제 자신도 모르는게 너무 많다는 것이 부끄럽긴 합니다만
알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믿고...


전기메스(=전기소작기)(electric cautery, electrocautery )

위의 백과사전 설명중에 있던 전기메스에 대해 설명해 보겠습니다.
요새 흔히 수술실에서 사용되는 'electric cautery' 혹은 'electrocautery'라고 부르는 기구를
우리말로 '전기메스'라고도 말하는지는 역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흔히 우리말로 부르는 이름은 '전기소작기' 입니다.
다른 영어식 표현으로 'galvanic cautery(=galvanocautery)', 'radio knife' 혹은 'acusector'라고 합니다.
국어사전에 나와 있는 뜻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전기메스<명사> ((의학))
고주파 전류를 이용하여, 조직을 잘라 내는 데 쓰는 작은 칼. 전기 수술도.

뜻은 위와 같지만 모양은 아래 사진처럼 전혀 칼처럼 생기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오히려 '전기소작기'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리지 않나 싶습니다.





위의 본체에 전극을 연결하여 아래의 기구를 손에 잡고
날카로운 끝부분으로 조직을 자르거나 혈관 등을 지지거나 합니다.

이 기구는 피부절개시에는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절개면에 화상을 입히기 때문에 창상의 치유에도 문제가 되고 흉터를 많이 남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피부절개는 주로 메스로 하고 피하조직부터는 '전기소작기'를 이용하게 됩니다.
어지간한 병의원에는 한두대씩은 다 비치하고 있는 필수 의료장비라고 할 수 있지요...

이 기구를 우리가 흔히 '보비(Bovie)'라고 합니다.
위 그림 본체에 크게 쓰여 있네요...
1910년대에 신경외과 의사였던 Bovie라는 분이 그 동료 H. W. Cushing 이라는 분과 함께 이 기구를 고안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Cushing은 현대 신경외과학의 대부라 할 수 있을 만큼 대단한 분입니다)

혹시 잘못되었거나 부족한 부분은 꼭 답글 부탁합니다.

다음에는 시간이 되면 실과 바늘에 대해 알아볼까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