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1. 9. 06:53ㆍ″``°☆시들의모음/◈아침의― 詩
하나의 이야기를 마무리했으니 이제 이별이다 그대여 고요한 풍경이 싫어졌다 아무리 휘저어도 끝내 제자리로 돌아오는 이를테면 수저 자국이 서서히 사라지는 흰죽 같은 것 그런 것들은 도무지 재미가 없다
거리는 식당 메뉴가 펼쳐졌다 접히듯 간결하게 낮밤을 바꾼다 나는 저기 번져오는 어둠 속으로 사라질테니 그대는 남아 있는 환함 쪽으로 등 돌리고 열까지 세라 (중략)
사랑이란 그런 것이다 먹다만 흰죽이 밥이 되고 밥은 도로 쌀이 되어 하루하루가 풍년인데 일 년 내내 허기 가시지 않는 이상한 나라에 이상한 기근 같은 것이다 우리의 오랜 기담(奇談)은 이제 여기서 끝이 난다 (하략)
-시집 '슬픔이 없는 십오 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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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보선=1970년 서울 출생.
슬픔은 짧게 짧게 스타카토처럼, 슬픔은 명쾌하게 서부의 사나이처럼, http://blog.daum.net/kdm2141/2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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