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2. 21. 11:31ㆍ″``°☆시들의모음/◈아침의― 詩
노 을 / 최영철 한 열흘 대장장이가 두드려 만든 초승달 칼날이 만사 다 빗장 지르고 터벅터벅 돌아가는 내 가슴살을 스윽 벤다 누구든 함부로 기울면 이렇게 된다고 피 닦은 수건을 우리 집 뒷산에 걸었다 -시집 '찔러본다'에서- ++++++++++++++++++++++++++++++++++++++++++++++++++++++++++++ ▶최영철=1956년 경남 창녕 출생. 198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 '홀로가는 맹인 악사' '야성은 빛나다' '가족사진' 등이 있다. 백석문학상, 최계락문학상, 이형기문학상 수상. '노을'로 빚은 초승달은 손잡이가 없다. 양날 시퍼렇게 선 칼날이다. 몰운대, 다대포 서해바다가 다 대장간이겠다. 대장간 쇳물 부글부글 끓고 있겠다. 비장한 '노을'은 "누구든 함부로 하루를 기울지 마라"는 삶의 경고 문구에 헐렁한 삶이 베인다. '오늘 할 일 내일로 미루지 말라'는 자기를 다그치는 송곳일침으로 읽힌다. 발목 잡고 놓아주지 않는 절망들 쉬 떠나지 않는 상처들 내 안의 어둠들 다 펄펄 끓는 쇳물에 던져 넣고 빚은 초승달이 붉은 신호등으로 떴다. 급브레이크를 확! 밟는다. 전방으로 쏠리던 삶이 아찔한 난간 앞에 순간 덜컥! 멈춰 섰다. 심장의 피가 세상 밖으로 다 쏟아졌다. 캄캄하다. 아쉬운 후방을 떨치고 내일을 달리는 전방을 추켜세워야겠다. 환한 내일을 쓰윽 빚을 수 있을까? 전다형·시인 국제신문2012-02-21 20:42
노 을 / 최영철
한 열흘 대장장이가 두드려 만든
초승달 칼날이
만사 다 빗장 지르고 터벅터벅 돌아가는
내 가슴살을 스윽 벤다
누구든 함부로 기울면 이렇게 된다고
피 닦은 수건을 우리 집 뒷산에 걸었다
-시집 '찔러본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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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철=1956년 경남 창녕 출생. 198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 '홀로가는 맹인 악사' '야성은 빛나다' '가족사진' 등이 있다. 백석문학상, 최계락문학상, 이형기문학상 수상.
'노을'로 빚은 초승달은 손잡이가 없다. 양날 시퍼렇게 선 칼날이다. 몰운대, 다대포 서해바다가 다 대장간이겠다. 대장간 쇳물 부글부글 끓고 있겠다. 비장한 '노을'은 "누구든 함부로 하루를 기울지 마라"는 삶의 경고 문구에 헐렁한 삶이 베인다. '오늘 할 일 내일로 미루지 말라'는 자기를 다그치는 송곳일침으로 읽힌다.
발목 잡고 놓아주지 않는 절망들 쉬 떠나지 않는 상처들 내 안의 어둠들 다 펄펄 끓는 쇳물에 던져 넣고 빚은 초승달이 붉은 신호등으로 떴다. 급브레이크를 확! 밟는다. 전방으로 쏠리던 삶이 아찔한 난간 앞에 순간 덜컥! 멈춰 섰다. 심장의 피가 세상 밖으로 다 쏟아졌다. 캄캄하다. 아쉬운 후방을 떨치고 내일을 달리는 전방을 추켜세워야겠다. 환한 내일을 쓰윽 빚을 수 있을까? 전다형·시인 국제신문2012-02-21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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