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3. 29. 07:08ㆍ″``°☆시들의모음/◈아침의― 詩
이제 막 떠난 꽃잎의 몸이 선명하게 기록되어 있다 첫 만남의 설렘과 하얀 웃음과 뾰로통한 향기가 나무의 껍질과 물과 자궁벽에 또렷이 새겨져 있다.
내 몸에는 아버지에게서 풍겨나던 갯내음 배를 쓸어주시던 할머니의 꺼칠한 손바닥 네 몸의 문장들이 음각되어 있다
몸이 받아 적은 것들은 작은 파문이 일 때마다 절로 살아나 천 년 전 주법을 기억하는 박물관의 악기처럼
달빛의 어조로 바람의 문법으로 때론 칼금 무늬로 음각되어 목련은 목련나무의 몸속에 그들은 내 몸속에 욱신거리며, 있다.
-'시인시각'(2001년 여름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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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언=1963년 경남 창원 출생.
몸의 기억력이란 몸이 받아 적은 파문들이지요.
http://blog.daum.net/kdm2141/3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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