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7. 15. 07:24ㆍ″``°☆시들의모음/◈가슴의― 詩
牛耳島 기행 / 이해웅
혈거족 달랑게의 집들 밀집한 우이도 갯벌 도심에서 밀려 난파당한 나는 처녀지에 표류한 침입자
귀가 후 이명증이 점점 도져가던 날의 자정 무렵 침대에 날 눕혀놓고 멀찌감치 떨어져 자는 나를 은밀히 지켜보았다
순간 달랑게 한 마리 내 귓구멍에서 기어 나와 이리저리 싸돌아다녔다 콧구멍 속으로 들어갔다 나와 눈언저리로 기어오르다 덜커덩 하는 문소리에 화들짝 놀라 잽싸게 귓구멍 속으로 쏘옥 빨려 들어갔다
저놈 때문이야! 나는 회심의 미소를 띠고 다음 날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증세를 들은 의사가 반사경을 들이대며 귓속을 샅샅이 살핀 후 내놓은 진찰결과는 황당했다
외이도(外耳道)엔 약간의 물결 흔적과 게 발자국이 남아 있을 뿐 다른 증상은 없다고 했다
분명 굴 속 어딘가에 놈이 숨어 있을 텐데 내가 본 게 헛것이란 말인가
오호라 섬에 무단 침입하여 그들의 평화를 깨뜨린 무뢰한에 대한 보복?
난 오늘 이 기상천외의 처방전을 받아들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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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웅=1973년 시집 '벽'으로 작품 활동.
〈시작노트〉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인간의 발길이 많이 닿지 않아 자연
http://blog.daum.net/kdm2141/3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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