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0. 20. 16:31ㆍ″``°☆시들의모음/◈아침의― 詩
초승달 기차
-손택수- 기차가 휘어진다 직선으로, 무작정 내달려 온 땅을
가만히 안아보는 기차 상처투성이 산허리를
초승달이 품는다 달 속에서 기적이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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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택수=1970년 전남 담양 출생. 199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 '호랑이 발자국' '목련전차' '나무의 수사학' 등. 부산작가상 현대시 동인상 신동엽창작상 애지문학상 이수문학상 임화문학예술상 등 수상.
사람은 자연의 일부다. 재난은 스스로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부르는 것이다.
KTX가 산의 허리를 관통한다. 산이 품은 생명들에게는 관심도 없다. 빨리 달리면
그만이다. 시인은 호락호락하지 않는 서울살이 생채기 난 삶을 '나무의 수사학'에서
'가로수들이 치욕으로 더 푸르다'라 노래했다. 그 치욕을 견디는 힘을 엿볼 수 있다.
직선과 무작정 내달린 수직의 고삐를 잡아채는 초승달 기차는 완행이다. 운행노선을
따라 달려보자. 상현달→보름달→ 하현달→그믐→초승달, 순환선이다. 둥글다. 삼랑진
지나 모래톱 지나 물금 지나 금정산 산허리 둥글게 껴안는다. 종착역 봉래산 아래
소박한 옛집 도착하면 초승달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들 모여들겠다, 탑승객 늘겠다.
http://blog.daum.net/kdm2141/37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