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0. 28. 05:32ㆍ″``°☆시들의모음/◈가슴의― 詩
10월, 건기 / 안효희
오래된 비밀을 털어 놓으려 그림을 그린다 잘못 풀어놓은 비밀은 지우개로 지운다
지우개는 지우는 게 아니라 어둠속에 흰색을 입히는 것 미처 진동으로 돌려놓지 못한 까닭으로 기침이 나고 울음이 터진다
지붕을 잃은 것들이 벼랑을 향하여 떨어진다 사랑에 함부로 빠지지 못하는 마음의 벽은 견고한 슬픔이다
날아가는 한마디 말도 송곳이 될까 두려워 침묵의 벌어진 틈으로 들어간다 누구도 알아 볼 수 없는 어두운 밤이 되면 외투 속에 나를 걸치고 바깥으로 나간다
내가 그들을 볼 수 있는 두근거리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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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희=부산 출생, 1999년 '시와사상' 등단. 시집 '꽃잎 같은 새벽 네 시', '서른여섯 가지 생각'
〈시작노트〉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10월의 마지막 밤을…"이 울려 퍼지는
쓸쓸한 계절. 세상은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들고, 바람은 곡선의 몸을 드러낸 채
숲 속을 날아다닌다. 갈 곳 잃어 헤매는 마음이, 10월 그 마지막 자락을 붙들고 있다. kookje.co.kr 2013-10-27 19:2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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