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1. 1. 18:07ㆍ″``°☆시들의모음/◈가슴의― 詩
영혼의 물소리
-이문걸-
자정 무렵 내 귀는 비로소 속살까지 젖는다
자질구레한 일상의 迷夢들이 한 겹씩 허물을 벗고
깊은 샘의 시린 물맛처럼 슬픔조차 맑게 빛난다
어둠의 가루를 살라 방안 가득히 불을 모으고 자정쯤 다시 귀 기울이면
뼛속까지 환히 트이는 청정한 영혼의 물소리
-이문걸 '영혼의 물소리'(시집 '즉흥환상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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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걸=울산 출생 부산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 시집<즉흥환상곡>외 7권 시선집<시간의 무게> 부산시 문화상 외 수상/현재 동의대학교 명예교수
우리의 옛날 어머니들은 치성을 드릴 때 목욕재계하고 정화수 한 그릇 떠 놓고 비손을 한다. 정신을 모을 때 깨끗한 물은 번뇌로 혼탁한 영혼을 맑혀 주는 정화수가 된다. 영혼의 물은 급수로 치면 특A급으로 인간이 꿈꾸는 세상에서 가장 맑은 물이라 볼 수 있다.
시인이 시를 쓰는 행위는 자신의 영혼을 맑히는 일. 시를 쓰는 순간 시인은 접신(接神)이라도 된 듯 일상의 자아에서 일탈하여 청정한 영혼과 만난다. 시작을 통해 단련된 영혼은 예리한 감성을 갖게 되고, 이 감성이 사물의 속살을 하나하나 들추어낸다. 위의 시에서 우리는 시인의 맑은 영혼과 만나게 된다. 이해웅 시인 busan.com-2013-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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