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2. 17. 08:21ㆍ″``°☆시들의모음/◈가슴의― 詩
사람책-하객들
/ 전다형
눈도장부터 찍었다 방명록에 한 줄 덕담 덤으로 얹었다
귓바퀴를 맴도는 주례사 귀 똥으로 앉고 입저울 위 신랑 신부 얹어놓고
이쪽이 처지나 저쪽이 기우나, 눈저울 눈금 어림잡아보는 사람들 내세울만한 안면들
대내적으로 다 내세우고 나서 반반한 인사치레 번지러하게 바른 후 우러러 인산인해를 이루는 식당행렬
금기와 굴레여 튼튼하시라, 금가락지여 한 쌍, 나란히 웃고 섰던 자리 사랑에 살고 사랑에 죽던 그 자리
달콤한 사랑丸, 幻, 빚는 결혼식장 한 쌍, 여린 혀끝으로 간 볼 현실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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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다형=2002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등단. 시집 '수선집' 근처. 제12회 부산작가상 수상.
〈시작노트〉결혼철, 열매들의 잔치다. 삼십 분 만에 뚝딱! 찍어내는 한 쌍, 눈 깜짝할
사이 끝나는 결혼식 축하자리, 도떼기시장이다. 엄숙한 풍경은 없다. 예식장을 다녀온
마음속 풍경, 부모라는 거름으로 키운 양가의 열매들 눈부셨다.
눈시울이 붉은 혼주와 눈이 마주쳤다. 내 눈에 핑 눈물이 돌았다. 혼기 꽉 찬 자식을 둔 어미, 남의 일 같지 않았다. 슬쩍, 혼주의 자리에 나를 세워보았다. 부러웠다. 봄 오면 골목마다 응애응애 푸른 울음 쏟아지겠다, 푸른 세상 우거지겠다.
kookje.co.kr201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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