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곁에서, 몸을 비스듬히 기대기, 그녀 팔꿈치에.
이 기제(機制), 이 유령,
가령 우리가 그것을 추정 A로 부른다 치자.
그녀 떠간다 공중 눈
높이, 완전 익명으로,
태어난, 말하자면, 스물 한 살에,
가계나 언어 없이, 오직
곡선, 그녀 엉덩이의, 동작 없는 몸짓으로서 그것,
두 눈, 파랑을 뚝뚝 흘리는, 배울 게 그리 많은 그것.
(…)
그 유예, 고체 공간 속인 듯,
매달고 있는 손 물러난 그것이,
보이지 않는 몸짓일 터. 이것을 부르지
추정 B라고. 실(實)에 몸짓 없이
이른다는 것은 이른다는 것, 그것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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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리스 스티븐스=(1879~1955) 미국의 시인이다.
펜실베이니아 주 출신으로, 하버드, 뉴욕 양 대학을 졸업,
변호사가 되고, 시집 <소풍금(小風琴)>(1923)에 의해서
그의 천재성을 비평가에게 인정받았다
1950년에 볼링겐상(賞), 1955년에 퓰리처상을 획득했다.
아메리카 대륙 시적 지성의 뒤늦고(44세 데뷔), 늙었기에 더욱 강력한 등장. 시인은
휘트먼과 예이츠, 그리고 젊은 엘리엇까지 섞을 수 있는 처지였다. 이 작품이 실린 시집
『운송, 여름한테로』(1947)는 실과 관념 사이 거리를 최대한 좁히고, 흔들고, 그 흔들림
자체를 난해-명징화한 것을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현실로 구축한다. 시론을 시로 쓰고 급
기야 자신을 번역한다.
<김정환·시인>
joins.com/2015.01.17